WTO “미·중 갈등으로 세계 실질소득 5% 감소···한국 기회 있어”

임지선 기자
랄프 오싸 세계무역기구(WTO) 수석이코노미스트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4 세계경제와 금융안정’ 컨퍼런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기획재정부·한국개발원

랄프 오싸 세계무역기구(WTO) 수석이코노미스트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4 세계경제와 금융안정’ 컨퍼런스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기획재정부·한국개발원

랄프 오싸 세계무역기구(WTO) 수석이코노미스트는 4일 “미·중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분절화가 계속되면 세계 경제의 실질소득이 5% 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망 불확실성 속에 대안이 될 교역 상대국이 필요한 이같은 무역환경은 오히려 한국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WTO 경제조사·통계국장이기도 한 오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열린 ‘2024 세계경제와 금융안정 컨퍼런스’ 기자회견에서 한국 경제의 장기적 위험요인으로 지정학적 갈등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방국끼리만 교역하는 ‘프렌드 쇼어링’이라는 개념을 들어 무역 환경 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사이 교역 증가 속도가 제3국과의 교역 증가 속도에 비해 이미 30% 더 낮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두 블록 사이 교역 증가 속도는 각 블록 내부에서의 교역 증가 속도보다 4% 가량 더 느리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자주의 기반의 세계무역질서를 주장했다. 그는 “개방적이고 다자주의적인 규칙 기반 세계무역 질서가 유지돼야 한다”면서, 이러한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한국에도 기회가 있다고 언급했다.

오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국가들이 구매, 조달 국가를 중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까지 포함하는 소위 ‘차이나 플러스원(+1)’ 전략을 통해 다변화하고 있다”며 “한국이 그 ‘플러스 원’ 국가에 해당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무역에서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 부문 비중도 커지고 있는데, 특히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실행되는 서비스 부문의 경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2배가량 교역 규모가 늘었다”며 “이를 보면 한국 경제 구조가 다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공급망 충격이 어디서 발생할지 알 수 없다”며 “어떤 나라가 우리에게 도움을 줄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언제나 외부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교역 상대국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WTO의 영향력 또한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역 차원의 무역협정이 증가하고 선호하는 국가 간 양자협정이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교역의 75%는 WTO 질서 아래 최혜국 대우 관세를 적용받아 진행되고 있다”며 “많은 국가들 WTO 체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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