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경기 침체 공포로 코스피 3% 하락…경기 연착륙인가 아닌가

임지선 기자
코스피가 전장 대비 83.83포인트(3.15%) 내린 2580.80으로 마친 4일 서울 중구 하에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권도현 기자

코스피가 전장 대비 83.83포인트(3.15%) 내린 2580.80으로 마친 4일 서울 중구 하에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권도현 기자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한국과 일본 증시가 3~4%대 급락하는 등 주식시장이 또다시 요동쳤다. 전날 미국의 제조업 경기지표 부진으로 뉴욕 증시가 3%대 하락하자 아시아 증시도 영향을 받은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검은 월요일’(지난달 5일) 이후 한달 만에 경착륙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다만 경기 침체보다 그간 과도했던 기대가 정리되는 과정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83.83포인트(3.15%) 내린 2580.80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역사상 최악의 폭락을 경험한 지난달 5일 이후 낙폭을 회복했으나 한 달여 만에 2600선이 또 무너진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9865억원, 기관은 7308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개인만 1만6486억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6만전자’로 떨어졌다가 3.45% 하락한 7만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8% 이상 하락해 15만4800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28.62포인트(3.76%) 내린 731.75로 마감했다.

일본의 하락 폭은 더 컸다. 닛케이225 지수는 1638.70포인트(4.24%) 떨어진 3만7047.61에 마감했다. 일본은 엔·달러 환율이 하락해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증시 급락 요인을 더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1%대 하락세를 보였다.

증시가 ‘파랗게’ 질린 직접적 원인은 전날 발표된 미국 경기지표다. 미국 ISM(공급관리자협회)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시장의 예상치(47.5)보다 낮은 47.2를 기록해 주식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이 수치는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50 아래를 밑돌았다. 50 이하면 미국 제조업황이 위축 상태라는 뜻이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기업들이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 우려를 재점화한 것이다. 미국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3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연율 환산 기준 2.0%로 제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보다 하락한 수치였다.

이에 3일(현지시각) 뉴욕증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은 1.51%,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2.12%, 나스닥지수는 3.26% 하락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증시 상승을 견인한 인공지능(AI) 관련주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53%나 떨어져 하루 사이 시가총액 2789억 달러(374조원)가 증발했다. 미국 기업 역사상 가장 큰 일일 시총 손실 기록으로, 이 여파를 고스란히 아시아 증시가 받은 것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국 제조업 경기 부진은 기대와 달리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침체에 진입할 확률이 낮다”면서 “미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흐름 등이 경기 침체를 방어해 줄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증시 하락이 경기침체보다 거품이 걷히는 과정이라는 주장도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미국 경기가 둔화할 여지가 있지만 8월 소비와 2분기 성장률이 좋았다”면서 “AI 기술주의 고평가가 핵심이다. 그동안 기대가 과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오는 6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 미국 대선 향방의 불확실성 등으로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제조업 지표가 악화되기 시작한 원인은 고금리 피로와 미국 대선 불확실성인데, 이 요인이 해소되려면 9월 금리인하, 11월 대선을 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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