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함께 고려아연 지분 확보에 나선 것과 관련해 김두겸 울산시장이 기업에 대한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라고 규정하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김 시장은 18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수도 울산과 고락을 같이 해온 고려아연이 해외로 인수합병될 위기에 처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MBK로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고려아연이 중국계 기업에 팔리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사모펀드의 주된 목표가 단기간 내 높은 수익률 달성임을 고려하면 인수 후 연구개발 투자 축소와 핵심 인력 유출, 해외 매각 등이 시도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기업 경쟁력 약화는 물론 울산의 산업 생태계 전체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은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제안했다.
김 시장은 “고려아연은 지난 50년간 울산과 함께 한 향토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으로, 비철금속뿐만 아니라 수소나 이차전지 핵심 소재를 생산하며 울산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면서 “산업수도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울산 기업을 우리 손으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시장은 “울산시민은 20여년 전 SK가 외국계 헤지펀드와 경영권 분쟁을 벌일 때 ‘SK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쳐 막아낸 바 있다”며 “이번에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 참여로 120만 울산시민의 힘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도 국가기간산업 보호와 핵심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제도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겠다”면서 “정부·국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필요하다면 대통령실에도 직접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시장은 지난 16일에도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긴급 성명을 냈다. 울산시의회도 하루 뒤인 17일 입장문을 내고 “적대적 인수합병에 우려를 표한다”는 공개 입장을 밝혔다.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최대 주주인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