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선제 대응…‘빅컷’ 선택
올해 안에 0.5%P 추가 인하 시사
한은 향한 금리 인하 압박도 커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유지했던 통화긴축 정책을 끝내고 경기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통화완화 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 이외에도 영국 등 주요국이 금리를 내리는 가운데 올해 두 차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남겨둔 한국은행을 향한 금리 인하 요구도 커지고 있다.
미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폭 인하를 의미하는 ‘빅컷’이었다.
앞서 연준은 팬데믹 부양책과 공급망 교란 등 충격 여파로 물가가 치솟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7월까지 기준금리를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로 높인 뒤 8회 연속 동결하며 이를 유지해왔다. 이번 금리 인하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역대 최대인 2.00%포인트에서 최대 1.50%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더 큰 자신감을 얻었고,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리스크는 대체로 균형을 이뤘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승 위험은 줄어들고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은 증가했다”고 했다. 연준은 물가안정과 고용안정이란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또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4.4%로 제시했다. 이는 올해 안에 0.5%포인트를 추가로 인하한다는 점을 예고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전망 요약(SEP)에는 FOMC가 서두르고(rush) 있다는 내용이 없다”며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더 느리게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점진적 인하를 시사한 것이다.
전 세계 주요국들은 이미 금리 인하를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2일 두 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영국과 캐나다 모두 지난 8월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연준이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면서 한은의 10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이창용 한은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을 계기로 내수 활성화와 민생안정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