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지배구조와 주가 상관관계 불분명”···대한상의 보고서

강병한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하락한 지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주가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하락한 지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주가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기업 지배구조와 주가지수의 상관관계가 불분명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도입 등 각종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논의가 활성화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한상의는 1일 ‘아시아 각국 지배구조와 주가지수 상관관계 연구’ 보고서에서 지배구조와 주가지수 상승률 순위가 일치하지 않고, 주가지수 상승은 경제·기업 여건과 인센티브를 통한 구조 개혁, 기관 및 개인투자자의 투자 확대 유도 정책 등이 결합해 도출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의 지배구조 평가에서 한국은 12개국 중 8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20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주가지수 상승률은 25%로 5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주요국 증시 부양 원인이 원자재 가격 상승, 개인 투자 급증 등으로 복잡하고, 자율적 시장 감시와 주주와의 소통 확대를 통한 개선 사례도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배구조 1위·주가 상승률 6위의 호주는 공급망 위기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가를 견인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인 호주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등으로 코로나19 이후(2020년 1월∼2024년 9월) 선물상품지수가 226% 급등했다. 호주는 현재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6개가 자원회사로, 시총 1위인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 그룹을 비롯해 2위 포테스큐 메탈그룹 등이 포함돼 있다.

보고서는 인도(지배구조 7위·주가 상승률 1위)에 대해선 높은 경제성장률뿐 아니라 최근 3년간 5000만개 이상의 주식계좌가 신설되는 등 대면 활동이 제한된 코로나19 기간 대체 수입원을 찾던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가 급증한 것이 증시 부양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12년 이후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했던 일본(지배구조 2위·주가 상승률 3위)은 오히려 규제보다 일본은행·연기금 등의 국내 주식투자 확대와 주주 소통 강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NISA) 도입(수익 전액 비과세), 장기성과 연동 성과급의 손금산입 확대 등이 증시를 부양했다고 봤다

아울러 지배구조 4위·주가 상승률 2위인 대만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로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주가가 60.6달러(2020년 1월)에서 189.3달러(올해 9월)로 3배 이상 급상승하는 등 경제 환경의 변화에 잘 대응한 것이 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요약하면 아시아 주요국 주가 상승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아시아 주요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지배구조 규제가 밸류업의 핵심이자 만능열쇠로 여겨지며, 이와 관련한 각종 법안이 우후죽순처럼 발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지배구조 상위 8개국 주가지수 추이>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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