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때 내고 상환 때 환급 구조
계좌 휴면 등 이유로 송금 못해
정보 갱신 절차 등 마련 목소리
서민금융상품을 대출받을 때 내는 보증료가 환급되지 않아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에 쌓인 ‘미환급 보증금’이 최근 9년간 7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5만5000원 정도의 보증료를 찾아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보증료 환급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일 서금원을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미환급된 보증료는 7억3700만원(1만3277건)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대출받은 사람 수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을 하면, 1인당 5만5500원꼴로 받을 돈을 안 찾고 있다는 이야기다.
서민금융상품인 근로자햇살론과 햇살론유스는 채무자가 대출을 받을 때 보증료를 선납하고, 전액 중도상환하면 이를 돌려주는 구조다.
신용평점 및 소득이 낮아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만든 근로자햇살론의 미환급 보증료는 6억9600만원(1만2241건)으로 집계됐다. 대학생·청년 등이 학업, 취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유스의 미환급 보증료는 4100만원(1036건)이었다.
보증료가 반환되지 않은 건수는 매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서민금융 상품 대출자가 늘어난 2021년 2483건을 기록한 이래 지난해 3785건을 찍었고 올해는 8월까지 이미 3400건을 돌파했다.
서금원은 보증료가 환급이 안 되는 건 고객이 대출을 빌릴 때 적어낸 계좌가 상환 시점에서 휴면 계좌로 바뀌는 등 송금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금원 관계자는 “저신용 저소득자들이 이용하는 상품인 만큼, 중간에 계좌가 압류되거나 지급중단 처리된 경우가 많다”며 “지급계좌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미환급된 보증료를 서금원이 별도로 활용하거나 기간에 따른 이자를 주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대출을 전액 중도상환하는 시점에 계좌 정보를 받아 보증료를 즉시 환급하는 절차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적은 액수라도 서민들의 소중한 돈이 제도 미비로 미환급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급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금원 관계자는 “현재 문자, 우편 등으로 안내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고객이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환급 요청을 할 수 있도록 전산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