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추진 중인 MBK파트너스(MBK)가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9일 밝혔다.
MBK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저희가 제시한 고려아연의 주당 83만원, 영풍정밀 주당 3만원의 공개매수 가격은 각 회사의 오늘 현재 적정가치 대비 충분히 높은 가격이며, 이미 기존 주주분들께 상당한 프리미엄을 제공해 드리는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공개매수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의 공개매수 가격 그 이상의 가격 경쟁은 고려아연 및 영풍정밀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게 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떨어뜨리고 글로벌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BK는 “추가적인 가격 경쟁으로 인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기업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추가 인상 여부와 상관없이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MBK의 이 같은 결정은 전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해 엄정한 관리·감독과 즉각적인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을 두고 벌어진 경영권 분쟁은 양측의 연이은 ‘공개 매수가 상향’으로 투입 자금만 총 5조원이 넘는 머니게임으로 확전되고 있다. 재계와 시장 안팎에서는 영풍·MBK와 고려아연 중 어느 쪽이 이기든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