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대학생 운용 ‘카이스트 학생투자펀드’ 투자 3주

송현숙기자

“실전 변수 많아 아직은 수익률 미미”

“현실에선 모형에 없는 변수가 많이 발생하고 신경쓸 게 너무 많더군요.” “투자자 심리를 계량화해서 예측할 수 있는 모형이 빈약합니다.” “수익률이 떨어졌지만 그 원인을 알기 때문에 별 걱정은 없습니다.” “팔아야 할 종목이 있었는데 수업에 들어가느라 매도를 늦췄다가 손실이 더 커졌어요.”

카이스트 학생투자펀드(KISF)를 운용하는 학생들이 지난 9일 서울 청량리동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로이터 트레이딩 룸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김영민기자>

카이스트 학생투자펀드(KISF)를 운용하는 학생들이 지난 9일 서울 청량리동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로이터 트레이딩 룸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김영민기자>

지난 9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금융전문대학원 로이터 트레이딩 룸. 국내 최초로 대학생들이 직접 투자하는 펀드로 주목받으며 지난 2월 발족한 ‘카이스트 학생투자펀드’(KSIF)를 운용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다.

매주 금요일 ‘초보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이 모여 성과를 점검하고, 전략을 논의하는 전략회의 현장의 열기는 뜨겁다.

학부생에서부터 박사후 과정까지 20명의 학생들은 가치주에 주로 투자하는 주식1팀과 이익 증가세가 빠른 성장주를 공략하는 2팀, 파생상품과 상품 등에 투자하는 대안투자팀,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전략을 제공하는 투자전략팀 등으로 나뉘어 있다. 카이스트에서 내놓은 펀드자금은 10억원. 현재 주식1팀 3억3000만원, 주식2팀 3억8000만원, 대안투자팀에 7000만원 등을 배정했고, 환매조건부채권(RP)에도 2억원을 투자했다.

2개월여에 걸친 모의 테스트와 전략 수립 등을 거쳐 실제 투자를 한 지는 3주가 됐다. 주식2팀이 2%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고, 주식1팀과 대안투자팀은 마이너스를 겨우 면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4% 넘게 상승한 것에 비하면 저조한 성적표다. 그러나 KSIF를 지도하고 있는 김동석 교수(금융전문대학원)는 “초반엔 그리 수익이 나지 않았지만 일단 상승세를 타면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금융공학·위험관리·가격 모형 등의 전문가로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에서 학생 투자펀드를 지도한 경험을 갖고 있는 김 교수는 “미국보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훨씬 더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영업이익 증가율의 증가속도를 구해 투자전략을 짜거나, 가치주를 선별해내는 새로운 모형의 적용 등은 기존에 없었던 진일보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는 운용에 참여한 20명 중 13명이 수학, 전산, 기계, 전기전자, 생명공학 등의 이공계열 전공자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KSIF를 운용하는 학생들은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카이스트에 진학한 학부생이 있는가 하면 외교통상부 공무원이었던 대학원생도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딜로이트나 메릴린치와 JP모건과 같은 투자회사 출신, 국내 은행, 종금사, 대기업 근무 등 경력도 다양하다. 하지만 펀드매니저, 퀀트(계량분석) 전문가, 애널리스트 등 금융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은 같다. KSIF는 1년에 두 차례씩 운용보고서도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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