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는 전문성이라도 있지” 관료 출신 떠난 금융계 높은 자리, 정치권 출신이 꿰차

이윤주 기자

CEO 7명·감사 12명 등 47명… “저급한 관치가 판쳐”

‘관피아’(관료+마피아)가 떠나자 ‘정피아’(정치권+마피아)가 득세하면서 현재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감사, 사외이사 등 ‘정치금융 인사’가 5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에서는 “‘관피아’는 차라리 전문성이라도 있지 않으냐”는 내부 불만도 적지 않은 상태다.

7일 주요 금융기관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 금융권에서 정치금융 인사로 분류할 수 있는 인물은 CEO 7명, 감사 12명, 사외이사·비상임이사 28명 등 47명이다.

박근혜 대통령 측근들의 포진이 눈에 띈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에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몸담았다. 현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4월 산은지주 회장으로 내정됐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자문교수로 활동한 뒤 지난해 10월 거래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지난해 말에는 대선 캠프에서 특별직능단장을 맡았던 안홍철 전 코트라 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가 한국투자공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최근 부각된 ‘서금회’(서강금융인회) 출신들도 눈에 띄게 주요 자리에 앉았다. 올 3월 서강바른금융인포럼, 서금회 등에서 활동하며 서강대 금융인맥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이 수출입은행장에 취임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선임 과정에서의 잡음과 이순우 행장의 석연치 않은 사임 속에서도 일사천리로 CEO 자리를 꿰찼다.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도 서금회 출신이다.

전문성과 객관성이 중요한 금융기관 감사 자리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금융권에서 정치 인사로 분류할 수 있는 감사는 12명 수준이다. 우리은행 감사에는 2012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였던 정수경 변호사가 최근 선임됐다. 금융감독원 산하 위원회에 참여한 것을 제외하면 금융권 경력이 없지만 문제 되지 않았다. 2012년 새누리당 공천으로 총선에 출마했던 정송학 전 서울 광진구청장은 자산관리공사(캠코) 감사 자리를 차지했다.

CEO 선임 등 주요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사외이사 자리에도 정치와 연관 있는 인사 수십명이 포진했다. 기업은행(IBK)그룹에는 한나라당 대표 특보를 지낸 조용 사외이사를 비롯해 은행, 자산운용, 저축은행, 캐피털을 합쳐 정치권 출신이 5명이나 된다. 산업은행(KDB)그룹에도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낸 홍일화 산은지주 사외이사를 비롯해 지주, 은행, 증권, 자산운용 등에 5명이 정치권 출신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명박 정권 때부터 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금융권 수장 자리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기는 저급한 관치가 판을 치고 있다”면서 “정권 실세와 비슷한 배경을 가진 출신과 인맥들이 오로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사익 추구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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