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르면 내달 기준금리 인상 시사…성장률 3%로 올려

전병역 기자

16개월째 1.25% 동결 불구, 금통위 6년 만에 ‘인상 필요’ 소수 의견 나와

이주열 총재 “금리완화 줄여나갈 여건 성숙”…가계부채·사드 등 변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9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하면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높였으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6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왔다.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시점이 가까워졌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로 서울본부에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어 16개월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0%(상반기 2.8%, 하반기 3.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9%로 예측했다.

한은이 이번에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더라도 2.9%를 제시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7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높은 3.0%를 예상했다.

경기회복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뿐 아니라 이날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밝힌 소수의견이 2011년 9월 이후 6년1개월 만에 나왔다. 과거 인하가 아닌 인상 쪽으로 소수의견이 나오면 기준금리가 오른 전례가 있었고 소수의견을 낸 이일형 금통위원을 이 총재가 추천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대답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한은, 이르면 내달 기준금리 인상 시사…성장률 3%로 올려

금융권에서는 2014년 4월 취임한 이 총재가 기준금리를 올린 적이 없기 때문에 임기(4년) 만료 전 한 번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총재도 “금융 완화의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성숙돼 가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놨다.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회의는 올해는 11월30일만 있고 내년 1월, 2월에 이어진다. 만약 11월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미국이 예상대로 12월에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미 간 금리역전이 현실화된다.

시장 반응은 곧바로 나타나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3년물과 5년물 금리가 연 2%를 넘기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3년 만기 국고채 금리(2.006%)는 2015년 1월16일(2.012%) 이후 2년9개월여 만에 최고치였다.

다만 가계부채와 북핵 리스크 같은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달 중 나올 가계부채 종합관리 대책과 앞선 부동산 대책 등에 따른 시장 반응도 면밀히 봐야 한다. 일단 가계부채 증가폭이 줄어드는 등 ‘8·2 부동산 대책’ 효과는 어느 정도 나오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백웅기 상명대 총장(경제학)은 “미국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고 중국에서는 19차 공산당 대회 후 시진핑 체제 공고화로 한·중관계가 상당 부분 풀릴 수 있다”며 “한은이 10월 말 가계부채 증가 속도 등까지 본 뒤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당초 예상보다 빠른 11월로 당길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지난 4월 올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올렸으며 7월 2.8%에 이어 3개월 만에 3.0%로 재차 상향 조정했다. 앞서 기획재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올려잡았다. 한은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3차례 연속 높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회복세를 탄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실제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를 기록하면 2014년(3.3%) 이래 3년 만이 된다.

한은은 “그동안 세계경제 회복세가 확대되고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된 가운데 상품 수출 및 설비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완만하게 확대되면서 견실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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