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전세대출, DSR에 반영 않기로”

유희곤·박효재 기자
고승범 “전세대출, DSR에 반영 않기로”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을 가계부채 총량관리 한도에서 제외하기로 한 데 이어 서민 실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도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전세대출은 DSR 규제에 반영하지 않겠다”면서 “전세대출과 관련해 금리(문제)나 갭 투자를 유발한다는 문제 등을 잘 보면서 관리해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자율적으로 보증금 증액 및 실수요 범위 내에서 전세대출을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전세대출은 기존처럼 DSR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며, 금융사들이 전세대출 계약 한도를 임차보증금(전셋값) 증가액만큼만으로 축소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하나은행 등이 이같은 방식으로 전세대출을 내주고 있다.

고 위원장은 전세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지 않을 경우 올해 가계대출이 7%대 후반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전세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증가율을 7% 후반까지 용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 목표를 ‘5∼6% 내외’로 제시하며 금융회사를 압박했고, 이로 인해 서민 실수요자가 많은 전세대출 중단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다.

오는 26일 발표를 앞둔 가계부채 관리방안 대책에 대해 고 위원장은 “DSR 규제 시행 시기를 앞당기고 제2금융권 가계부채도 관리하겠다”면서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가계대출 총량은) 내년에도 굉장히 강화된 관리를 해야 한다. 내년도 가계부채 증가율은 경상 경제성장률을 고려해서 막바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DSR은 연소득 대비 연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의 한도를 정한 것으로, 총 대출액이 1억원이 넘는 차주까지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시점은 기존안인 2023년 7월보다 빨라질 것이 확실시된다.

전세대출은 숨통이 틔게 됐으나 입주 예정 아파트 단지 잔금대출 등에 대한 방안 마련은 금융업계 과제로 남게 됐다. 은행권에서는 잔금대출 한도공유제 등이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업체들 간 이해관계가 달라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일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가 참석한 입주사업장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잔금대출 실행 여력이 있는 A은행이 다른 은행이 취급하고 있는 집단대출을 받아주는 방안이 거론됐다. 보통 중도금 대출을 실행한 은행이 그대로 잔금대출까지 진행하는데, 그럴 경우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걸리는 은행들이 많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잔금대출에도 여신심사를 강화해 대출받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많은 수분양자에게 잔금대출이 공급될 수 있도록 불요불급한 대출이 취급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하며 깐깐한 여신심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잔금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 시세보다 가격이 낮은 분양가를 기준으로 삼아 대출 가능액을 줄이는 방식이 확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한도를 더 내어주는 은행으로 대출쏠림 현상이 심하고 당국이 총량규제 관리 기조를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방식이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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