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에 베팅한다…증시에도 친환경 ETF ‘바람’

정원식 기자

기후변화솔루션 지수 추종 6종·탄소배출권 선물 투자 4종 추가 상장

아직은 수익률 저조·단기 변동성 우려…중장기 관점으로 투자 바람직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 활성화 위해…내달 증권사의 시장 참여도 추진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 정책을 수립하고 친환경 투자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에서도 친환경 관련 투자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사진은 영흥국산풍력상용화단지. GS건설 제공 사진 크게보기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 정책을 수립하고 친환경 투자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에서도 친환경 관련 투자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사진은 영흥국산풍력상용화단지. GS건설 제공

기후위기 대응이 주요 의제로 부상하면서 증시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각국 정부가 탄소중립 정책을 수립하고 친환경 투자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에서도 친환경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친환경 산업과 기술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관련 기업이나 기술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국내 친환경 ETF의 수익률이 저조하고,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나타낼 수 있어 중장기적 전망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 다음달부터는 증권사의 탄소배출권 시장 참여도 시작된다.

■한 달 새 기후변화·배출권 ETF 10종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6개 자산운용사는 지난달 29일 ‘KRX 기후변화솔루션 지수’를 따르는 ETF 6종을 동시에 상장했다. 기후변화솔루션 지수는 ‘저탄소 전환점수’와 ‘저탄소 특허점수’ 등 2가지 기준에 따라 총 4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에코프로비엠, 삼성SDI, 한화솔루션 등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전력기술 등 탄소 절감 관련 종목들과 LG화학,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관련 특허를 보유한 종목들이 포함됐다.

KB자산운용의 ‘KBSTAR KRX기후변화솔루션’,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KRX기후변화솔루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기후변화솔루션’,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RX기후변화솔루션’, 신한자산운용의 ‘SOL KRX기후변화솔루션’ 등 5종은 기초 지수의 성과를 그대로 따르는 패시브 ETF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ETF는 투자 종목과 매매 시점을 펀드 매니저 재량으로 운용하는 액티브 ETF다.

앞서 지난 9월30일에는 삼성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이 ‘녹색 원자재’로 불리는 탄소배출권 선물시장에 투자하는 ETF 4종을 동시에 상장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신한자산운용의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와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등이다. 이들 상품은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된 탄소배출권 ETF다.

탄소 관련 ETF가 국내 증시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올해 2월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RX·S&P 탄소효율 그린뉴딜 지수’를 따르는 ETF 4종이 출시된 바 있다. 그러나 탄소효율 그린뉴딜 지수는 매출액 대비 탄소배출량이 적은 기업들을 편입하다보니 주로 이 조건에 부합하는 대기업 중심으로 짜여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비중이 27%가 넘는 등 코스피200 지수를 따르는 ETF와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와 달리 탄소배출권 ETF는 탄소배출권 자체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탄소배출권은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6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기업은 일정 기간 발생한 배출량이 할당량보다 많으면 그 차이만큼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4종 모두 주로 유럽 탄소배출권 시장에 투자한다.

아직까지 수익률은 저조한 편이다. 투자를 해볼 생각이 있다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지난 4일 기준으로 기후변화솔루션 ETF는 6종 모두 상장일과 비교해 상승률이 1% 이내에 머물고 있다. 탄소배출권 ETF의 경우 4종 가운데 3종이 상장일보다 소폭 하락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친환경 관련 투자의 단기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나 당위성과 함께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정책의지가 분명한 만큼 장기적 방향성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배출권 시장에 증권사도 참여

증권사의 배출권 시장 참여도 추진된다. 거래소는 오는 11일까지 증권사를 대상으로 배출권 시장 참여 신청을 접수한다. 거래소는 참여 신청을 한 증권사를 대상으로 관계법령과 거래소가 정하는 회원 자격요건(전산설비, 인력, 내부통제 체계, 사회적 신용 적합성)을 갖췄는지 심사한 후 모의 시장 운영과 거래소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다음달부터 증권사의 시장 참여를 시행할 계획이다. 배출권 시장 회원 자격을 얻은 증권사는 고유재산을 운영해 배출권을 최대 20만t 보유할 수 있다. 올해 초 2만원 선이던 배출권 가격은 이달 들어 3만1000원 선까지 올랐다.

현재는 배출권을 할당받은 650여개 업체와 시장조성자 역할을 하는 금융권 5개사만 배출권을 거래하고 있어 거래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배출권 시장을 통한 배출권 거래량은 4390만t이다. 이는 2020년 배출권 총수량(5억5300만t)의 7.9% 수준이다.

거래소는 다양한 상품 운용 노하우를 가진 금융투자업계가 참여하면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돼 배출권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증권사의 시장 참여가 정착된 이후에는 할당업체 등이 거래소에 직접 주문을 내지 않고도 증권사에 위탁해 거래할 수 있도록 거래 편의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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