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은행권 예대금리차 큰 변화 없다”…10월 통계 나오면 개입할까

유희곤 기자

최근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은행권이 ‘이자장사’한다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정부가 은행의 금리 산정에 직접 개입할 수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아 ‘폭리’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달말 발표되는 10월 금리통계 결과에 따라 금융당국의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18일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예금은행의 지난 9월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기업, 가계)는 2.96%, 저축성수신금리(순수저축성예금, 시장형금융상품)는 1.17%로 두 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은 1.79%포인트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나 코픽스 금리가 오른 후에도 예대금리 차이는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하락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예대금리 차이가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됐지만 금년들어 9월까지 2%포인트 내외에서 큰 변화 없이 유지중”이라고 밝혔다.

예대금리차를 보면 지난해 9월 1.78%포인트에서 올 3월에는 1.91%포인트까지 높아진 뒤 올 7월 1.80%포인트까지 낮아졌다가 8월에 1.84%포인트까지 오르는 변동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9월에는 0.05%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이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연 0.50%에서 0.75%로 인상했고, 은행권의 자금조달비용지수인 코픽스 금리도 9월까지 1.16%까지 상승했음에도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은행연합회의 대출금리비교공시를 보면 올 하반기 신규코픽스 금리는 지난 6월 0.92%에서 지난달 1.29%까지 계속 올랐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도 상승했지만 가산금리는 4곳이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최근의 대출금리 상승은 기준금리가 인상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대출 준거금리인 국채ㆍ은행채 등의 금리가 글로벌 동반긴축·기준금리 인상 경계감 등으로 하반기부터 크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특히 10월에 급등해 금리상승 체감폭도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금융위가 이달말 한은이 발표하는 예대금리차 수치를 일단 지켜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은행권이 금리인상기에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깎아 과도한 이익추구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핀 뒤에 시장 개입 여부를 가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유동성이 대거 풀린 특수한 상황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최근 금리상승세는 신용팽창이 신용수축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간 한국에서는 여러 차례 경제위기 속에서도 부채 축소(디레버리징)의 과정을 거친 적이 없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