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상장절차 무기한 연기

유희곤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28일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일정을 취소했다. 국내 주식 급락하는 상황에서 국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했고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건설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대표주관회사 등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향후 계획은 정해진 게 없고 시장상황과 업계현황 등을 보고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날 수요예측 경쟁률과 확정 공모가 등을 공시하고 다음달 15일 상장할 예정이었다. 지난 25~26일 실시한 국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수백대 1에 그친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모가도 희망 범위(5만7900~7만5700원)의 하단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았다.

기업공개(IPO)에서 공모할 주식 수는 1600만주로 전체 발행주식총수의 20.01%에 해당했다. 1200만주(75%)는 구주 매출, 400만주(25%)는 신주 모집이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절차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건설 대장주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수요예측 경쟁률이 저조하면서 공모가가도 하단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가총액 환산 시 4조6293억원 수준으로 상단보다 1조4000억원이 낮은 수준이다. 현대건설(4조7048억원)보다는 낮고 삼성엔지니어링(4조2140억원)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최근 악화한 증시 상황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인상 횟수를 늘리고, 조기 테이퍼링(채권매입축소)종료를 시사하면서 코스피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건설주는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 사고로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했다. 건설업은 지난 27일까지 이번달에 기관이 1824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이 1410억원, 외국인이 12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사측이 받으려고 하는 가치만큼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 제일 컸고 현대산업개발 사고 등으로 좋지 않은 시장 분위기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동종업계에서 내년 상장을 추진 중인 SK에코플랜트 상황이나 자사의 신사업 성과에 따라 추후 상장 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공능력 7위의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이 지분 38.62%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다. 이어 정의선 정의선현대차그룹 회장이 11.72%, 현대글로비스가 11.6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가 될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해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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