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특허는 기업에 자금을 끌어다준다...총액 6조 넘어

윤희일 선임기자
지식재산(IP)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특허청이 제작한 책자. 특허청 제공

지식재산(IP)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특허청이 제작한 책자. 특허청 제공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반도체를 생산하는 신생 벤처기업인 A사는 제품 양산을 위해 자금이 필요했지만, 부동산 등 담보가 부족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해 갖고있던 인공신경회로망(뉴럴 네트워크) 관련 특허의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투자기관으로부터 14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후에도 투자가 이어지면서 이 회사는 결국 800억원대의 자금을 마련하게 됐다.

전기차용 전해액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인 B사는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이 절실했다. 이 회사 역시 지난해 리튬 2차 전지용 전해액 제조 특허 2건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57억원을 대출받아 운영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해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고, 현재 생산설비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특허 등 우수한 지식재산(IP, 특허·실용신안·영업비밀·상표·디자인·저작권 등)이 기업의 자금을 마련해 주는 시대가 됐다.

특허청은 2021년 IP를 바탕으로 새로 공급된 자금은 2조5041억원으로 전년(2조640억원) 대비 21.3%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이루어진 IP금융의 총잔액은 사상 최초로 6조원(6조90억원)을 돌파했다.

2021년 IP를 통해 새로 공급된 2조5041억원 중 IP투자는 6088억원, IP담보대출은 1조508억원, IP보증은 8445억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우수 IP 보유기업이나 우수 IP에 직접 투자한 금액이 전년 대비 2.3배 늘어 6088억원을 기록했다. 분야별로 보면 미래차·반도체·바이오 등 이른바 ‘빅3(BIG3)’ 분야 특허보유 기업에 대한 투자액이 55.2%(335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허청 관계자는 “IP투자가 혁신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정착돼 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IP투자에 참여한 투자기관도 2020년 50개사에서 2021년 69개사로 증가하는 등 IP투자에 대한 투자기관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P담보대출 취급 은행은 국책·시중은행(7개) 중심에서 부산·대구·경남 등 지방은행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IP담보대출을 실시하는 은행은 10개에 이른다.

IP담보대출 기업 139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기업(BB+등급 이하)에 대한 대출이 77.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관계자는 “우수IP를 보유한 저(低) 신용기업 위주로 자금이 조달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2021년 기업들이 IP를 기반으로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발급받은 신규 IP보증액은 전년 대비 19.1% 증가한 8445억원으로 나타났다.

정연우 특허청 산업재산정책국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우수 IP를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IP가치를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경영난을 극복하고 사업 확장에 나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올해는 IP가치평가 비용지원 확대 및 지역기업·창업기업을 위한 IP투자펀드를 조성해 청년창업기업과 지역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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