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 10년 만에 최고치…한은 ‘7월 빅스텝’ 가능성 커진다

이윤주 기자

‘물가 우선’ 금리 0.5%P 올릴 수도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7월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시장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다음주 발표될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앞자리를 바꿔 6%대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물가에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공식화한 금통위로서는 ‘빅스텝’ 필요성이 커지는 셈이다.

신영증권은 29일 “금통위가 7월 빅스텝에 나서고 연말 기준금리가 최대 연 3.0%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3.3%)보다 0.6%포인트 오른 3.9%로 집계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2개월 만에 가장 높고, 0.6%포인트 상승폭은 2008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대치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7월 0.75%포인트, 9월 0.50%포인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당분간 주요국의 가파른 긴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달 한은 금통위의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연준이 0.5%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빅스텝’만 하더라도 한·미 기준금리는 역전된다. 이에 따라 국내 물가 대응과 한·미 금리역전 등을 감안, 금통위도 빅스텝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간담회에서 “국내외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며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빅스텝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도 여전히 있다.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올라갈 경우 이자 부담이 커져 가계부채가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회복세가 전반적으로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도 지난 21일 “빅스텝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게 아니다. 물가가 올랐을 때 우리 경기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봐야 한다”며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기 때문에 가계 이자 부담 등을 고려해 금통위원들과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한은이 올해 말까지 4차례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은이 빅스텝에 나설 수 있느냐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한은이 0.25%포인트 넘게 금리를 인상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역시 금통위가 올해 말까지 4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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