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달러 강세…“환율 1300원대 중반까지 뛸 수도”

최희진·박채영 기자

미국 고물가 등 영향 환율 13년 만에 1320원 뚫고 연고점 경신

코스피, 외국인 매수에 소폭 상승…삼성전자, 한 달 만에 6만원

거침없는 달러 강세…“환율 1300원대 중반까지 뛸 수도”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32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달러는 미국의 고물가와 고강도 통화 긴축, 유로존의 경기침체 우려,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 등이 맞물려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여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이 원화 약세에도 주식을 순매수한 데 힘입어 소폭 상승 마감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4.0원 오른 1326.1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1318.0원에 장을 시작해 오전 9시7분쯤 132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1320원을 넘은 것은 2009년 4월30일 이후 13년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장중 고점은 1326.7원이었다.

최근의 환율 급등은 달러화 자체의 강세와 연동돼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는 오름세를 지속해 108포인트를 넘어섰다. ‘킹달러’라고 불릴 정도다.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물가를 잡기 위해 오는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최대 1%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했고, 생산자물가지수도 같은 기간 11.3% 급등했다. 크리스토퍼 윌러 연준 이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0.75%포인트 인상을 선호한다’고 말하면서 시장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달러는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달러 수급 여건은 원화 약세를 부르는 또 다른 요인이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무역적자 기조가 반년 이상 유지되는 가운데 6월 수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했다”며 “반도체 업황 부진에 대한 경계까지 더해져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자금은 6월에만 5조5000억원 넘게 유출됐다”고 말했다. 수출 부진으로 달러 수급이 악화되고, 외국인들이 주식을 매도해 환율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인 1300원이 뚫린 만큼, 다음 저항선인 1300원대 중반까지 환율 상단이 열려있다고 보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과거 저점 또는 그 이하로 하락하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50~1370원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물가가 3분기 중 정점을 통과하고 연준이 통화 긴축 기조를 완화하면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환율은 오버슈팅(일시적 급등) 구간이라 1300원대에 오래 머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3분기 중 미국 물가상승률의 정점이 확인되면 4분기 이후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8.66포인트(0.37%) 오른 2330.98에 장을 마감했다. 달러 강세에 장 초반 2293.45까지 떨어지며 7거래일 만에 2300선을 내주기도 했지만 외국인의 매수 전환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스닥은 3.69포인트(0.48%) 떨어진 762.39에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만 TSMC가 전날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반도체 투자심리가 회복되며 큰 폭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2500원(4.35%) 오른 6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한 달 만에 ‘6만 전자’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4700원(5.00%) 오른 9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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