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도 용빼는 재주 없다…개미들, 미친 하락장에 손절 못하고 ‘속앓이’

박채영 기자

개미들 몰린 대형주 20~30%대 손실

투자 심리 위축, 예탁금 한달 새 3조↓

Getty 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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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200선 밑으로 밀려나면서 올해 약세장 속에서도 순매수를 이어온 개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언제 바닥을 찍고 반등할까” 기다리던 심리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털고 나와야 하나”는 체념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경향신문이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집중된 대형주들은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 대내외 악재에 대부분 20~30%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3조239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올해 지속적으로 하향하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사들이며 지수를 떠받친 셈이다. 개인은 코스닥에서도 8조391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17조969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1조8154억원 순매수했다.

이외에도 네이버(2조4272억원), 카카오(1조9346억원), SK하이닉스(1조6121억원), 삼성전기(1조1102억원), 두산에너빌리티(1조939억원), 카카오뱅크(1조575억원), LG전자(9360억원)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한 대형주가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을 구성했다.

그러나 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7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의 개인 순매수 평균 단가(순매수 금액/순매수 수량)는 6만5492원이다. 삼성전자의 28일 종가(5만2900원)를 기준으로 19.23% 가량 손실을 봤다.

SK하이닉스의 개인 순매수 평균 단가는 9만3931원이다. 28일 종가(8만1200원)와 비교하면 13.55% 손실권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경기침체 우려와 그에 따른 반도체 업황 악화에 연일 신저가를 다시 쓰고 있다.

금리인상기에 타격이 큰 네이버, 카카오 등 성장주들은 손실폭이 더 컸다. 금리 상승은 기업의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미래 가치를 선반영하고 있는 성장주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 투자자의 네이버 평균 순매수 단가는 29만9351원이었다. 20만원선을 아슬아슬하게 사수한 28일 네이버 종가(20만500원)와 비교하면 33.02% 손실권에 있다. 카카오의 평균 순매수 단가는 8만8993원으로 같은날 종가(5만6900원)와 비교하면 36.05% 손실권에 있다. 카카오뱅크는 40.4%의 손실을 기록해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실망을 줬다.

국내외 증시가 낙폭을 키우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2조437억원이다. 지난 8월 하루평균 투자자예탁금이 54조9415억원에 달했던 것에 비하며 3조원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거시경제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고환율 등 부정적인 거시 환경과 기업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주가에 녹아들고 있어 투자자에게 불편한 환경이 좀 더 지속될 수 있다”며 “추후 증시 반등과 주가 회복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좀 더 기다릴 때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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