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배달앱 운영하고, 스마트폰 판매하고···금융위, 금산분리 완화 추진

박채영 기자
14일 오전 서울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제4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전 서울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제4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금융사의 비금융 분야 진출을 위해 금산분리 등 금융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빅블러 시대’ 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사의 부수 업무와 자회사 출자 범위 제한을 완화하되 자회사 출자 총량에 제한을 두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빅블러란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15일 금융위원회 전날 개최된 제4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금산분리 및 업무위탁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향후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후 내년 초에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금융사)과 산업자본(비금융사)이 결합하는 것을 제한하는 원칙이다. 비금융사가 금융사를 소유하거나, 금융사가 비금융사를 소유하는 것, 모두 제한한다. 이번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는 금융사의 비금융사 지분 제한을 완화해 금융사가 IT서비스 등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이번 제도개선은 금융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고, 금융업과 비금융업 간 시너지를 위한 것”이라며 “금산분리의 대원칙은 여전히 유지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은행 등 전통 금융권은 정보통신(IT)서비스 등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신한은행의 배달앱 사업 ‘땡겨요’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 ‘리브엠’은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예외적으로만 허용되고 있다.

금융위가 검토 중인 금산분리 완화 방법은 3가지다. 첫 번째는 금융사의 부수 업무와 자회사 출자 가능 업종을 규정하는데 있어서 ‘되는 것을 열거’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유지하되 업종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법률 개정 없이 금융당국의 감독규정 개정과 유권해석으로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규제 완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은 단점이다.

두 번째는 상품 제조·생산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금융사의 부수 업무와 자회사 출자 가능 업종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것이다. ‘안 되는 것 빼고 다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인데, 이 경우 자회사 출자 한도 등 위험 총량 한도를 설정해 비금융업으로의 무한 확장을 통제할 계획이다. 법률 개정이 필요하고 금융권의 비금융업권 진출에 따라 관리 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단점이 있다.

세 번째는 앞선 두 방안을 절충해 금융사의 자회사 출자에는 네거티브 방식을 도입하되, 금융사 본사의 부수 업무 규정에는 포지티브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다. 금융사 본사와 분리된 자회사는 좀 더 자유롭게 신산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고, 은행 본사의 부수업무에 대한 규제는 자회사보다는 보수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금융규제혁신회의는 금융사의 업무위탁 규율체계를 정비하고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업무위탁은 금융사가 제3자에게 본질적 업무에 대해서는 위탁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한 규제다. 예를 들어 지금은 은행이 자신의 본질적인 업무인 대출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담보가치평가 업무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에 위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에 그동안 전통 금융업권에서는 디지털화와 신기술 도입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는 불만이 제기되어 왔다.

업무위탁 규율체계가 업권별로 다른 문제점도 있다. 현재 은행·보험·카드 업종의 업무위탁은 법률이 아닌 ‘금융기관의 업무위탁 등에 관한 규정’을 따르고 있다. 금융투자업은 자본시장법을 따른다. 또한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투자업의 경우 내부통제 등을 제외하면 본질적 업무 위탁이 허용되는 것에 비해, ‘금융기관의 업무위탁 등에 관한 규정’은 규제가 강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위는 “업무위탁 규정의 상위법 위임근거를 마련할지 여부, 업무위탁 규율체계를 통합·일원화할지 여부, 업무위탁 규정상 본질적 업무에 대한 위탁허용 방식, 수탁자에 대한 검사 권한 신설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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