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의 깜짝 감산…한국 경제도 불확실성 커졌나

박채영 기자
이라크 남동부 바스라주 주바이르 유전 | 로이터연합뉴스

이라크 남동부 바스라주 주바이르 유전 | 로이터연합뉴스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 OPEC플러스(OPEC+)의 감짝 감산 결정에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등에 기대 하반기 경기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던 한국 경제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무역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내수 물가가 자극 받을 가능성도 있다. 경기 침체 속에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C+ 국가들이 다음 달부터 하루 116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결정했다. OPEC+의 감산 발표 이후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한때 8% 이상 급등해 배럴 당 80달러를 넘기도 했다.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촉발된 은행권 위기와 그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감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하자 OPEC+국가들이 가격 방어를 위해 6월 정례회의 전에 급히 감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배럴당 80달러 내외를 오가던 WTI는 지난달 20일에는 64.12달러까지 떨어졌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 “OPEC+의 정례회의가 6월로 예정이 되어 있음에도 이례적으로 장관급감시위원회(JMMC) 회의 전에 깜짝 감산 합의가 이루어진 점은 OEPC+ 내부적으로도 일부 손실을 감내하고서라도수요 둔화로 인한 유가 하락을 방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OPEC+의 감산 조치는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를 동시에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리오프닝과 맞물릴 경우 유가가 100달러를 다시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물가상승은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경기침체가 더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의미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리기보다는 미국 가계의 지출 여력을 위축시키면서 경기에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던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은 더 커보인다. 정부는 올해 경기를 ‘상저하고’로 보며 하반기 경기회복에 기대를 거는 상황이었다. 최근 나온 해외 관광객 유치 전략도 하반기 글로벌 경기가 회복된다는 전제에서 세워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3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약 225억 달러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 불안이 재연된다면 무역수지 적자 우려가 증폭될 것”이라며 “이는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면서 원·달러 환율의 또 다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3일 금융시장에서 환율이 14원 이상 급등하고 코스피가 하락한 것도 이같은 우려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 재정정책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하반기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보고 대규모 감세를 추진했다. 경기가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으면 재정적자 규모만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결정하기도 어려워진다. 한은 하반기로 갈 수록 물가가 하향안정화된다는 전제하에 최근 금리인상 속도를 늦췄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다시 커지고 원화약세가 빠르게 진행되면 금리인상 카드를 다시 커낼 수 밖에 없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오펙 플러스 감산은) 물가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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