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당 고객수 ‘15 대 1’…‘금융 접근성’ 격차 더 커졌다

김지혜 기자

금융경제연구소 ‘은행의 영업점 축소와 금융 접근성’ 보고서

은행 점포당 고객수 ‘15 대 1’…‘금융 접근성’ 격차 더 커졌다

인구보다 경제력으로 입지 선정
1만명당 중구 9.1곳·중랑 0.6곳
영업점 감축 과정서 격차 확대

고령층 한정 땐 차이 더 벌어져
무인·공동 점포 등은 소수 불과

최근 15년간 서울지역 은행 영업점 수가 900개 이상 줄면서 경제 규모에 따른 자치구별 금융 접근성 격차가 한층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봉구에 있는 은행 영업점 1곳당 잠재 고객 수는 강남구보다 8배, 70대 이상 고객으로 좁히면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는 지역의 경제력에 따라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더 오래 이동하거나 기다려야 하며, 이 같은 격차는 고령층에서 더욱 벌어진다.

김상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은행의 영업점 축소와 금융 접근성: 서울 자치구별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서 은행 영업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강남구(223곳), 가장 적은 곳은 도봉·강북구(17곳)였다. 2022년 기준 강남구의 지방 세액 규모는 5조원에 달해 도봉·강북구(3000억원 미만)보다 17배 가까이 많았다.

인구수를 고려하면 중구의 영업점 수가 인구 1만명당 9.1개로 0.6개인 중랑·도봉·강북·관악구보다 15배가량 많다. 김 연구위원은 경제 규모에 비례하는 지역별 금융 접근성 격차가 지난 15년간 심화됐고, 그 배경에는 은행 영업점의 급격한 감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구 감소와 온라인 뱅킹 등 비대면 금융 활동 증가로 은행 영업점 수는 꾸준히 줄고 있다. 2007년 2295곳이던 서울지역 은행 영업점 수는 2023년 1392곳으로 900곳 넘게 줄었다.

은행들은 영업점 축소에 대한 보완책으로 무인 점포·편의점 점포·공동 점포 등을 마련해왔다. 우리은행이 1일 추가 개점한 키오스크 중심 무인 점포 ‘디지털 익스프레스’가 대표적이다. 우리은행이 기존 영업점이 철수했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설치해온 디지털 익스프레스는 이날 강남교보타워점과 신사역점이 문을 열면서 전국 12곳으로 늘었다.

그러나 무인 점포 숫자는 여전히 소수에 그쳐, 날로 심화하는 금융 접근성 양극화에 대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창구 직원 없이 디지털 기기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고령층에겐 또 하나의 장벽이 될 수도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중랑·도봉·강북·관악구의 은행 영업점 1곳당 잠재 고객 수는 1만6000명을 넘어섰지만, 서초·강남·종로·중구의 경우 4000명을 넘지 않았다. 모바일 뱅킹보다 영업점을 더 선호하는 고령층으로 한정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강북·도봉구의 영업점 1곳당 잠재 고령(70대 이상) 고객 수는 2600명을 넘은 반면, 강남·종로·중구는 200명 안팎으로 13배 정도 차이가 났다.

김 연구위원은 금융 접근성 격차가 이처럼 벌어진 이유를 지난 15년간 은행이 영업점을 빠르게 줄이는 과정에서 인구가 아닌 경제 규모를 기준 삼아 입지를 정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자산 규모가 작고 고령 인구가 많이 증가한 지역일수록 영업점 수가 인구 대비 더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일례로 2007년과 비교할 때 지난해 강북·도봉구의 영업점 1곳당 잠재 고령 고객 수는 5배 이상 늘었지만, 강남·서초·송파구는 3배가량만 증가했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 지점 수가 자산과 자본에 비례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은행 영업점이 가지는 공공재적 성격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은행의 영업점 관리는 지역의 자산·자본 규모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지역별 금융 접근성의 격차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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