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산운용사의 영업이익이 2022년보다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감소했으나 2022년 지분 청산 등 일시적 영향을 제외하면 사실상 반등해 증시 불황의 여파를 어느 정도 씻어낸 모양새다. 다만 여전히 자산운용사 10곳 중 4곳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일 발표한 2023년 자산운용회사 영업실적(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해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2조8513억원)대비 절반(-43.8%)가량 감소한 1조6023억원이었다. 하지만 2022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카카오뱅크 지분을 처분하며 얻은 이익(약 2조3000억원)을 제외하고 비교하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1조500억원 가량 크게 증가한 것이다.
증권투자손익이 대폭 반등하며 영업이익(5조433억원)은 1년 전보다 5.1%(2434억원) 커졌고 영업비용은 같은 기간 2.3%(827억원) 축소돼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2022년 긴축 등으로 인한 증시 부진으로 증권투자손익은 130억원까지 쪼그라들었지만 지난해엔 1년전보다 3475.4% 증가한 4648억원을 기록하며 크게 반등했다. 다만 증권투자손익이 6907억원을 기록했던 2021년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수수료수익은 전년대비 1267억원 감소한 3조9188억원을 기록했다. 판관비(2조8563억원)는 임직원 수 증가 등으로 이 기간 591억원 증가했다.
회사별로는 전체 자산운용사 468개 사 중 289사가 흑자, 179사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회사 비율(38.2%)은과반(50.3%) 넘게 적자를 기록했던 전년보단 축소됐지만, 2021년 10.9%와 비교하면 27.3%포인트나 높다. 자산운용사 상당수가 여전히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전년(22.1%)보다 대폭 줄은 11.1%에 그쳤다.
지난해 말 전체 운용사의 운용자산은 1482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85조원 늘었다. 펀드수탁고는 924조800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공모펀드(329조2000억원)는 상장지수펀드(ETF) 성장세에 힘입어 최근 10년 중 가장 큰 폭(19.5%)으로 성장했다. 사모펀드의 수탁고는 부동산(+14조원), 특별자산(+10조1000억원)등의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40조원 확대됐다.
금감원은 “자산운용사 실적에 증권투자손익의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해 운용사별 재무 및 손익현황을 지속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