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에 날아오른 ‘식품주’, 회식 감소에 비틀대는 ‘주류주’

김경민 기자

라면 등과 달리 내수 비중 높아

소주·맥주 제조업체 실적 부진

소비 위축 탓 성장에 한계 분석

하루가 멀다 하고 주가가 치솟는 식품주와 달리 대표 주류주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의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출이 많은 식품주보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데다, 회식 감소 등 주류문화 변화로 주류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참이슬’로 유명한 하이트진로의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2020년 6월만 해도 4만5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27일 2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22년 중반 2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던 롯데칠성 주가 역시 12만7400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삼양식품, CJ씨푸드 등 식품주가 올해 50%를 웃도는 주가 상승률을 보이는 반면, 하이트진로(-10.7%)와 롯데칠성(-13%) 주가는 올 들어 두 자릿수 하락세를 나타냈다.

식품주가 ‘K푸드’ 인기를 타고 해외시장을 개척해 수출발 실적 호조를 보이는 것과 비교된다.

내수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하이트진로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한 6211억원, 영업이익은 25% 늘어난 484억원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그러나 영업이익 개선은 광고선전비가 약 120억원(-20%) 감소하는 등 비용 효율화 영향이 컸다.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주 부문은 영업이익(388억원)이 1년 전보다 10.6% 줄었다. 롯데칠성도 주류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27% 감소한 127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외식물가 급등에다, 코로나19 이후 ‘2차 문화’가 축소되며 주류 업황이 부진한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에 따르면 2020년 2조5130억원이었던 소주 소매점 매출은 지난해 2조3516억원으로 6.4% 줄었다.

취하기 위한 목적보다는 즐기기 위해 마시는 방향으로 주류문화가 바뀌면서 하이볼 등으로 주종이 다변화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aT가 주류 소비자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희석식 소주를 최선호 주종으로 뽑은 비율은 20.2%로 2020년보다 9.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수입증류주를 최선호 주종으로 고른 소비자의 비율은 7.2%로 같은 기간 4.2%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3분기까지 이어지는 성수기를 맞아 소주 판매량이 점차 회복되는 등 실적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내수 부진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변수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내수 소비경기 부진으로 2분기 판매량 증가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Today`s HOT
댐의 붕괴로 물에 잠기게 된 나이지리아 테니스 경기에서 벡타스에게 공을 던지는 폴란드의 프레흐 회담 위해 도착한 핀란드 대통령을 환영하는 폴란드 대통령 파리 올림픽 이후 해체되는 에펠탑 스타디움
딜리의 학교에서 교황의 방문을 기다리는 사람들 뉴스 대선 토론회에서 토론하는 트럼프와 해리스
건기로 인해 화재가 발생한 브라질 국립공원 태풍 야기로 물에 잠긴 베트남의 사람들
회의 위해 딜리 대성당에 도착하며 환영받는 프란치스코 교황 고온 건조한 날씨와 산불로 연기가 치솟는 캘리포니아 중국 연구소 개관식과 회의에 참석하는 스페인 총리 모로코의 홍수로 폐허가 된 도시에 서 있는 사람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