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PF 부실, 사업성 평가보다 보증에 기댄 구조가 근본 원인”

윤지원 기자

시공·신탁사 ‘책임준공’ 문제 지적

시행사 자기자본 비율 상향 가능성

공매도 재개엔 “논란 되는 게 이상”

금융위원장 “PF 부실, 사업성 평가보다 보증에 기댄 구조가 근본 원인”

김주현 금융위원장(사진)이 부실 우려가 높아진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과 관련해 사업성 평가보다 보증에 기댄 구조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김 위원장은 29일 열린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PF 부실을 일으키는 근본적 배경과 관련해 시행사·시공사·신탁사로 이루어진 보증 구조를 언급했다.

그는 “예전에는 건설사가 직접 땅을 사서, 부채를 일으켜 관리했는데 건설사 부채가 엄청나게 늘면서 PF로 바뀌었다”며 “사업성을 판단해 그것을 기초로 해야 하는데 시행사·시공사·신탁사의 보증 구조로 진행되니까 오히려 PF 사업성 평가가 약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문제를 고치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보증 구조’는 시공사의 책임준공 확약과 신탁사의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책준형)을 말한다. 시행사가 무너지면 시공사가, 시공사가 무너지면 신탁사가 공사를 책임지고 끝낸다는 사실상의 2중 보증이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다음달 시행사·시공사·신탁사 관련 PF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시행사의 자기자본 비율을 20%로 올려, 시공사가 보증하는 책임준공 확약 비중을 낮추는 유도안이 나올 수 있다. 그간 브리지론은 시행사의 자기자본 비율이 10% 미만이더라도 대출이 나왔는데, 이 비율을 끌어올려 시공사와 신탁사 책임범위를 낮춘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선 이 정도로는 근본 개선책이 되기 어렵다고 본다.

황보창 한국기업평가 연구위원은 “책임준공을 면하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시행사 자기자본이 30~40% 이상 동반돼야 한다”며 “그 정도 있어야 금융기관이 PF 대출을 내줄 텐데 현실적으로 그런 자본력을 갖춘 시행사가 많지 않아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당국이 내놓은 PF 사업성 평가 방안이 지나치게 까다로워져 금융권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아무런 고통이나 충격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연착륙 기조는 유지하면서 누가 봐도 문제 되는 것은 빨리 정리돼야 한다”고 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공매도 일부 재개’ 발언과 대통령실의 반박으로 혼선을 빚은 공매도 재개 시점과 관련해선 “논란이 되는 게 이상하다”며 “(금융당국 입장은) 여러 차례 그동안 밝힌 입장과 변화한 게 없다”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대통령실 주도로 공매도가 중단되기 전까지 공매도 금지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이 원장은 “개인적인 욕심이나 계획은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를 하는 것”이라고 언급해, 내년 전산시스템이 갖춰져야 공매도를 재개하겠다는 대통령실과 엇박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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