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생애 한 번만 받을 수 있었던 소액생계비대출의 횟수 제한이 사라진다. 원리금을 모두 갚은 이용자는 최저 연 9.4% 금리로 재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2일 소액생계비대출 운영 1주년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운영방향을 밝혔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소액생계비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원(연 15.9% 금리)을 당일 빌려주는 정책서민금융 제도다. 그동안 정부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도를 이용할 기회를 주기 위해 1인당 생애 한 번으로 대출 횟수를 제한해왔다.
금융위와 서민금융진흥원은 출시 이후 이용자 의견을 수렴한 결과, 오는 9월부터는 원리금을 전액 상환한 이용자에 한해 재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소액생계비대출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다시 대출을 받을 때는 금리 부담이 완화된다. 소액생계비대출 금리는 기본 15.9%에서 금융교육 이수·성실상환 등에 따라 최저 9.4%까지 낮아지는데, 재대출 시에는 이렇게 결정된 이전 대출의 최종 금리를 그대로 적용받는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오는 4분기부터는 소액생계비대출 이용자에 대한 채무조정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연체 등으로 만기 연장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향후 이자상환능력을 판단해 원리금 일부 납부를 조건으로 최장 5년까지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소액생계비대출 출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총 18만2655명에게 1403억원이 지원됐다. 상대적으로 소액인 50만원을 대출받은 사람이 79.9%, 주거비·의료비·교육비 등 자금용처를 증빙해 50만원 넘게 대출받은 사람이 20.1%였다.
대출 이용자 중에서는 신용평점 하위 10% 이하자(92.7%), 기존 금융권 대출 연체자(32.8%), 20∼30대(43.6%)가 다수를 차지했다. 일용직, 무직, 학생, 특수고용직 등 기타 직업군(69.1%)이 근로소득자(21.8%)나 사업소득자(9.1%)보다 많았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소액생계비 연체율은 지난해 9월 8.0%, 12월 11.7%, 올해 3월 15.5%, 5월 20.8%로 상승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