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모으는 건 결국 계단식…‘코인’보다 종잣돈 마련이 먼저”

글·사진 김경민 기자

② 자산교육, 어떻게 할까

지난달 9일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서 ‘경제위기에도 살아남는 자산굴리기 노하우’ 강연이 열리고 있다.

지난달 9일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서 ‘경제위기에도 살아남는 자산굴리기 노하우’ 강연이 열리고 있다.

서울시 자산형성지원사업 강의
‘서민금융 3000만원 비과세’ 등
재테크 ‘기초 중 기초’부터 전수
장기 운용 방법으로 IRP도 소개
“가장 기본은 예금…ISA 등 활용”
참석자 “이런 강의 많아졌으면”

“지금 여러분이 해야 할 건 코인이 아니고, 목돈 마련입니다.”

지난달 9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 강당. 저녁인데도 50석 남짓한 객석이 가득 찼다. 배경도 나이도 다른 이들이 모인 이곳은 서울시 자산형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자산관리 강의 현장. 강의 제목은 ‘경제위기에도 살아남는 자산굴리기 노하우’였다.

마이크를 잡은 유무상 자비스자산운용 상무는 “자산운용사 28년 다녔지만 돈을 잃은 자들은 절대 외부에 잃었다고 얘기하지 않는다”며 “코인으로 한 방에 돈을 모으려고 하면 나락으로 간다. 지원을 받는 일부 소수를 제외하곤 한 계단씩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상품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이 되는 건 예금”이라며 “(눈을 굴려 눈덩이를 만드는 것처럼) ‘스노볼’이 생길 때까지는 기본 사이즈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상무는 변동성이 큰 상품에 먼저 투자하기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차곡차곡 종잣돈을 모으라고 했다. 그는 1년 미만의 유동자금은 파킹통장, 자산관리계좌(CMA), 증권사 발행어음, 환매조건부채권(RP) 중 수익률을 비교해 높은 곳에 넣고, 종잣돈이 되는 1년 이상의 자금은 절세 혜택이 큰 새마을금고, 신협 등 서민금융기관 예금에 넣으라고 했다. 그는 “서민금융기관에 한도인 3000만원까지 예금을 넣는 것이 제일 좋다”며 “내년 말까지 이자소득에 대해 1.4%만 과세하니 일반과세(15.4%)보다 유리하다”는 ‘깨알정보’도 안내했다.

농·수·축협 단위조합,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에서 가입하는 예·적금은 총 3000만원 한도로 내년까지 발생하는 이자소득에 대해 1.4%의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30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됐을 때는 세제 혜택을 고려해 신탁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하라고 권장했다.

[2024티끌투자보고서] “돈 모으는 건 결국 계단식…‘코인’보다 종잣돈 마련이 먼저”

사실 유 상무가 준비한 자료는 재테크의 ‘기본 중 기본’에 해당하는 내용도 많았다. 유 상무는 강의 준비 때의 일화를 꺼냈다. 그는 “강의 자료를 사전에 조카들에게 보여줬는데 서민금융기관의 3000만원 이하 비과세 혜택 같은 기본적인 내용도 잘 모르더라”며 “젊은층에게 기본부터 알려줘야겠다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장기적인 자금 운용 방법으로 개인형 퇴직연금(IRP)도 소개했다. 그는 “연금은 55세가 되는 미래에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마라톤과 똑같다. 무리하지 않도록 작은 금액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연봉이 늘어날 때마다 조금씩 늘려나가면 된다”고 했다.

이날 강의는 오후 9시가 넘도록 이어졌지만 누구 하나 조는 사람이 없었다. 강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메모하기 바빴다.

회사원 김윤진씨(32)는 “돈을 벌어도 쓰고 나면 돈이 안 보여서 불리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참여했다”며 “어떤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고 투자에도 서서히 발을 담그려 한다”고 말했다.

두 시간 넘는 강의가 끝난 뒤에도 유 상무 앞에는 긴 줄이 생겼다. 참석자들의 ‘열띤’ 질문 행렬이었다. ‘퇴직연금 DC(확정기여)형인데 어떻게 운용하는 것이 좋은지’ 등을 묻는 질의응답 시간이 30분간 이어지고 나서야 강당의 불이 꺼졌다.

자신을 ‘안전제일주의’라고 소개한 회사원 강모씨(32)는 “돈 관리라고 하면 예금·적금만 생각했는데 굉장히 폭넓고, 미처 몰랐던 부분도 알게 돼 유익했다”며 “예전에 은행원이 설명해줬을 때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앞으로 이런 강의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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