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귀환…우리증권, ‘메기’ 될까

김지혜·김경민 기자

1일 공식 출범…자기자본 1조1000억원·업계 18위권 ‘후발주자’

5년 뒤 자기자본이익률 10%·10년 내 자기자본 5조원 달성 목표

우리금융 ‘뒷배’, 자금 조달 등서 강점…디지털 역량 등엔 ‘의문’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었던 우리금융이 지난 1일 우리투자증권을 공식 출범시키며 10년 만에 증권사를 거느리게 됐다. 우리투자증권은 5년 뒤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 10%, 10년 내 자기자본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성장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증권계 후발주자에서 ‘메기’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을 5일 내놨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용자를 얼마나 끌어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조원 규모의 계열사 공동펀드를 활용해 투자은행(IB) 영업에 집중해 빠른 시일 내에 초대형 IB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지원과 계열사 시너지를 통해 후발 증권사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자기자본 1조1000억원 규모로 업계 18위권 중형 증권사로 첫발을 뗐다. 2014년 우리금융이 옛 증권사(현 NH투자증권)를 매각하면서 사라졌던 우리투자증권이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의 합병으로 10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일단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의 덕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일례로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의 종합금융업 라이선스를 통해 발행어음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이 어음은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증권사 등만 발행이 가능하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 덕분에 이 단계를 건너뛴 셈이다.

소매판매 부문에서는 국내 주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서비스를 연내 시작해 발행어음, CMA,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을 공급한다. 우리투자증권은 2026년까지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 고도화로 고액 자산가 3만명, 고객 자산 43조원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프라이빗 뱅커(PB) 영업의 거점 센터로 활용해 초고액 자산가 대상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연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 대면 영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심기우 리테일(소매)부문 부사장은 “우리금융이 갖고 있는 기존 2000만명 고객을 토대로 은행 고객을 증권 고객으로 어떻게 전환시키고 유입시킬지가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그러나 1조원대 자본 규모, 디지털 역량 등의 한계로 기대만큼의 빠른 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2020년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IB 역량 강화를 추진했으나 자기자본 부족으로 외형 확대에 한계를 보인 바 있다.

당장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리서치센터를 운영하지 않기로 하면서 비용 면에서는 효율성을 갖췄지만 이미 수수료 인하 등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디지털 역량을 얼마나 갖췄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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