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동발 초대형 악재…“파티 끝났다” “공포 과하다” 분분

김경민·김지혜 기자

AI 거품론에 유가 불안 겹친 데다 일본 금리 인상도 원인

“경기 침체는 아냐” 반론 속 단기간 증시 반등 어려울 듯

5일 기록적 폭락을 보인 일본 닛케이 지수와 엔·달러 환율,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보여주는 도쿄의 전광판 앞을 자전거를 탄 한 남자가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5일 기록적 폭락을 보인 일본 닛케이 지수와 엔·달러 환율,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보여주는 도쿄의 전광판 앞을 자전거를 탄 한 남자가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5일 국내 증시 폭락은 인공지능(AI) 산업의 거품론 등 악재가 깔려 있는 가운데 미국 경기가 침체됐다는 우려와 중동 불안에서 시작됐다. 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빅컷(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시장에선 올해 상반기 자산시장의 호황을 이끈 요소들이 사라진 가운데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중동 불안 등 대형 악재가 겹쳐 증시를 끌어내렸다고 본다.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에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미국 대선 불확실성마저 커지면서 자산시장에 균열이 발생했다. 일본이 금리 인상에 나서자 싼 엔화를 빌려 각국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 조짐을 보이는 등 자금 이동이 시작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나 홀로 상승을 해온 미국 시장이 위축되는 조짐을 보이고, 지난주 나온 미국의 7월 실업률(4.3%)도 경기 침체가 올 것이란 불안을 높였다. 특히 중동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까지 이어져 침체와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이란 최악의 시나리오가 반영됐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하반기 성장 요인과 관련된 쏠림이 약화되고 실적도 흔들리다 보니 가치 평가가 다시 이뤄지고, 금리 인하의 요인이 유동성보단 침체라고 시장이 받아들이면서 낙폭을 더욱 키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9월 금리를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확산이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빅컷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세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 침체와 유가 급등 두 가지 조합을 생각하면 연준이 과연 빅컷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연준이 빅컷을 하기 쉽지 않다는 것까지 반영돼야 이 정도의 폭락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금의 공포는 과도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경기 침체가 나타날 정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통은 해고가 늘어 실업률이 올라야 경기가 안 좋다고 볼 수 있다”며 “지금은 일을 안 하던 사람들이 고용시장으로 나와 노동 공급이 늘어난 여파이다 보니 경기 침체로 해석하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지만 당장의 불안심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반등이 쉽잖아 보인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반등은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 만큼 경기 침체나 고밸류 상황 등 문제 자체가 수습될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며 “2500선도 단기 바닥 신호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경기 침체 우려가 상존할 것으로 예상돼 직전 고점인 2800선까지 단기간에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주식 내 섹터를 교체하는 등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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