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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금’···혼란한 시대에도 최고가, 지‘금’ 사야할까?

김경민 기자
기자의 투자 포트폴리오 화면. 인공지능 랠리에 뒤늦게 탑승해 지금껏 ‘수익’을 내보지 못했습니다. 언제쯤 목돈 마련을 할 수 있을까요.

기자의 투자 포트폴리오 화면. 인공지능 랠리에 뒤늦게 탑승해 지금껏 ‘수익’을 내보지 못했습니다. 언제쯤 목돈 마련을 할 수 있을까요.

투자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2600선 밑으로 떨어진 코스피는 박스피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엔비디아을 포함한 기술주도, 비트코인도 예전같이 뜨겁진 않습니다.

중국에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돈풀기에 나서고 있고, 아직 미국의 경기침체가 오지 않았다는 인식에 증시가 반등하고는 있지만 언제 침체가 와도 이상하지 않으니 찜찜한 건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요즘엔 이란과 이스라엘이 싸운다는 소식도 들리니 불안함은 더욱 커지고 있죠. 한 명의 투자자로서 점차 파래지는 계좌를 보며 ‘어떻게 살려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요즘 같은 ‘혼란한 시대’에 ‘금리 인하+경기 침체+중동 긴장’을 모두 방어할 수 있는 금은 해답이 될지도 모릅니다. 연중 매번 최고가를 경신하는 금, 왜 오르는지, 투자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려 합니다.

나스닥·코스피 앞지른 ‘금’…계속 오를까?

지난 4일 국내 금 가격은 g당 14만4000원(1㎏ 금 현물 기준)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상승률만 32.4%로 같은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코스피는 물론 약 19% 상승한 나스닥보다도 압도적인 성과를 보였습니다.

올해를 포함해 금 가격이 최근 몇 년간 ‘초강세’를 보인 이유는 크게 수요 증가와 금의 매력도를 높인 외부 요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란 미사일 잔해.UPI연합뉴스

이란 미사일 잔해.UPI연합뉴스

금은 달러와 같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입니다. 경기침체와 같이 주식시장이 공포에 질리는 위기가 찾아오거나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 투자자들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금을 찾게 되고 가격은 오르게 되죠. 이스라엘·이란 충돌과 증시 불안, 미국 경기침체 우려는 금 가격의 상방 압력을 높이는 요소입니다.

또, 금 가격은 통상 실질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시중 유동성이 많아지며 화폐가치가 떨어지지만, 공급이 제한된 실물자산인 금은 가치를 보존할 수 있어 강세를 보일 수 있죠. 한 마디로 통화(화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때,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때 금의 매력은 높아집니다. 9월 들어 금 가격이 큰 폭으로 뛴 것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빅 컷’을 단행했기 때문이죠.

각국 중앙은행이 최근 몇 년간 금 보유를 크게 늘린 것도 금 가격에 영향을 준 요소입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세계 금 소비의 약 13% 수준을 차지했던 중앙은행의 소비 비중은 2022년부터 20%를 웃돌았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각국 중앙은행이 483톤의 금을 순매입했습니다.

앞서 화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때 금의 수요가 높아진다고 했는데 중앙은행도 똑같습니다. 외환보유고라는 바구니에 기축통화인 달러만 담자니 달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게 걱정입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다른 준기축통화인 엔화, 유로화 등을 담는데 경기 악화 등으로 이들의 화폐 가치가 떨어지다보니 대신 안정적인 금을 준기축통화로 담은 것이죠. 특히 달러 대신 위안화의 국제 영향력을 키우고 싶어하는 중국이 대거 금을 사들이며 금 가격을 끌어올렸습니다.

중요한 건 앞으로의 전망입니다. 과연 금 가격은 계속 오를까요?

시장에선 장기적으로 금 가격이 오를 여지가 크다는 관측을 내놓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기침체 우려가 계속되고 있고, 달러를 대체하려는 중앙은행의 움직임이 계속되는 가운데 하반기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금 투자 수요도 살아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올해 가격이 급등해 이미 고평가된 만큼 계속 오르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영원히 오르는 자산은 없기 때문이죠. 원자재 가격이 안정돼 물가 수준도 낮아진 만큼 금에 대한 수요가 예전보단 크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나옵니다. 단기적으론 미국 경기가 견조한 모습을 보여 추가 ‘빅 컷’ 확률이 꺾이다보니 최근 금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입니다.

금 투자 어떻게 하나?

금 투자를 한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크게 4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시중은행을 통한 금 통장(골드뱅킹), 한국금거래소 등 민간금거래소 직매입, 금 현물·선물 ETF, KRX금시장을 이용하는 방법 등 입니다. 투자 목적으로 금을 매입한다면, 환금성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높은 민간금거래소는 불리합니다.

환금성이 좋은 나머지 3곳을 비교한다면, 금 현물 투자를 기준으로 세제혜택이 좋은 KRX금시장이 유리합니다. 금 통장은 적게는 금 0.01g까지 거래할 수 있고 환율이 반영된 은행 고시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매매차익에 대해선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됩니다. ETF 역시 운용보수는 물론 양도세 혹은 배당소득세가 부과됩니다.

반면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금시장은 증권사의 거래수수료만 부담하면 양도세와 부가세는 면제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됩니다. 세후 수익률을 감안하면 ETF와 금 통장을 이용할 유인이 적은 셈입니다.

KRX금시장은 13개 증권사에서 금현물계좌를 개설하면 MTS와 HTS를 통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습니다. 금시장이라는 말처럼, 국제 금 시세·달러·수급 요인에 의해 형성된 실시간가격으로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거래가 진행됩니다.

지난 4일 기자는 계좌를 개설해 금 1개를 직접 매수해봤습니다.

지난 4일 기자는 계좌를 개설해 금 1개를 직접 매수해봤습니다.

실제로 지난 4일 기자가 직접 계좌를 개설해 금 1개(1g 기준)를 매입해봤는데요, 계좌 개설부터 직접 매입까지 총 10분 안쪽이 걸렸습니다. 실시간으로 거래되다보니 장중 오름폭이 확대돼 아주 소소한 이익(?)을 보기도 했습니다.

절세 혜택은 좋지만 KRX금시장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국내 수급의 영향을 받는 만큼 국제 금 가격과는 일부 괴리가 있고, 특별한 이슈가 있을 경우 가격 변동폭이 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선물이나 인버스 등 레버리지 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는 ETF가, 단기간 환율의 변동을 줄이려는 소액 투자자라면 달러 헷지 금선물 ETF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크게 내리면서 환율 변동을 헷지한 KODEX 골드선물(H) ETF의 최근 한달 수익률은 6.60%로 같은 기간 KRX금가격의 변동률(5.46%)보다 높았습니다. 다만 환헷지 수수료와 세금을 감안할 때는 중장기적으로 KRX금시장이 유리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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