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가 기업 가치 최대 5조원을 목표로 코스피 상장에 재도전한다. 가계대출 중심 영업과 높은 업비트 의존도 등 성장성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케이뱅크는 상장을 통해 확보하는 1조원 이상 자금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 기반의 기업금융을 확대해 성장 돌파구로 삼겠다고 밝혔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계금융, 기업금융, 플랫폼 비지니스를 3대 축으로 성장을 추구하겠다”며 향후 전략을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SME)까지 진출하겠다”며 국내 최초의 100% 비대면 상품 출시도 예고했는데, 상장을 앞두고 케이뱅크에 제기된 성장성·수익성 우려를 해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최 행장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기조가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케이뱅크의 향후 성장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기업금융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면서 최근 출시한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의 흥행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가 지난 8월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출시한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한 설명이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의존에 따른 수익성 리스크 역시 ‘사장님 대출’ 확대로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업비트는 케이뱅크의 제휴 업체로, 업비트에서 가상자산 거래를 하려면 케이뱅크에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 6월 기준 케이뱅크의 전체 수신 약 22조원 중 업비트 예치금이 3조2000억원으로 전체의 17% 수준이다. 지난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예치금 이자율이 기존 연 0.1%에서 2.1%로 오르면서, 케이뱅크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준형 케이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법 시행 이후 (이자율 인상으로 인한) 올해 영향은 300억원 정도인데,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부문에서 내년 기대하는 성장만 4조∼5조원 정도”라며 “업비트 효과를 상쇄하고 추가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비트와의 거래가 중단되면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최 행장이 “업비트 예치금은 대출 자원으로는 한 푼도 쓰고 있지 않다”면서 “완전히 별도의 펀드로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케이뱅크는 2022년에도 IPO를 추진했으나 시장 침체를 이유로 자진 철회한 바 있다. 이번 상장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다. 주당 희망 공모가는 9500원~1만2000원으로, 시가 총액 기준 최대 5조원의 기업 가치를 목표로 한다.
케이뱅크는 상장을 완료할 시 과거 유상증자 자금 7250억원이 추가로 자기자본으로 인정돼 1조원 이상의 자금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 행장은 “신규 자금은 올해 출시한 사장님 담보대출 재원으로 주로 쓰고, 플랫폼 비즈니스에 필요한 첨단기술 투자에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16일까지 수요예측을 거쳐 이달 18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청약은 21~2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