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품게 된 에디슨모터스···강영권 회장 “테슬라 넘어설 것”

고영득 기자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에디슨모터스 제공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에디슨모터스 제공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 후보로 전기버스 생산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낙점됐다. 이로써 쌍용차는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를 최종 인수한다 하더라도 경영 정상화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쌍용차와 매각주관사인 EY 한영회계법인은 20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법원에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비협상대상자는 선정되지 않았다. 쌍용차는 법원이 허가하면 이달 중 에디슨모터스와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다음달 정밀실사와 본 계약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사모펀드 KCGI,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꾸린 에디슨모터스는 전기차 전문업체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과 각축을 벌였다. 애초 에디슨모터스는 이엘비앤티보다 3000억원가량 적은 2000억원대 인수금액을 써냈으나, 이후 자금 증빙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이를 3000억원대까지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초기 인수자금 규모뿐만 아니라 인수 이후 쌍용차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에디슨모터스는 그동안 쌓은 기술로 효율 높은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쌍용차 인수 후 내년까지 10종, 2025년까지 20종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해 3∼5년 안에 쌍용차를 흑자 전환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재무적 투자자를 통해 인수 자금을 수혈하고 있는 에디슨모터스의 지난해 매출은 897억원, 영업이익은 27억원에 그친다. 이에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란 반응도 나온다.

공익채권 등 쌍용차 부채는 7000억원에 달한다.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선 추가로 2∼3년간 1조5000억원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 연구·개발에만 적어도 2년 이상 투자해야 하고 친환경차 전환 후 수익성이 불투명하기에 SM(삼라마이더스)그룹도 인수전에서 발을 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쌍용차에는 스테디셀러인 소형 SUV ‘티볼리’가 건재하지만 타사의 동급 모델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SUV 명가’란 브랜드 타이틀도 퇴색했다. 최근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유럽에 수출했지만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출시였다. 게다가 현대차 아이오닉5처럼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산된 게 아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쌍용차만의 독자 모델을 갖고 모험을 건다고 해도 승산을 장담하지 못하는데, 지금처럼 ‘실탄’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대규모 인원 감축 없이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향후 유상증자와 담보대출 등으로 1조5000억원까지 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를 연간 30만~50만대 생산하는 게 목표”라며 “디자인과 품질, 가격경쟁력에서 폭스바겐이나 도요타, 테슬라를 넘어서는 회사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인위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 강 회장은 “지금과 같은 1교대가 아닌 2교대, 3교대를 하면서 좋은 차를 많이 만들어야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다 껴안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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