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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엔진결함 알린 김광호씨, 美 정부에서 285억원 보상받는다

조미덥 기자
지난달 26일 경기 용인시 죽전도서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는 김광호씨. /박민규 선임기자

지난달 26일 경기 용인시 죽전도서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는 김광호씨. /박민규 선임기자

2016년 현대차·기아의 세타2 엔진 결함을 외부에 알린 김광호씨(59)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으로부터 2430만 달러(약 285억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

NHTSA는 9일(미국 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현대차·기아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 공익제보자 김씨에게 2400만 달러 이상의 보상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2016년 미국이 ‘자동차 안전 내부고발 보호법’을 시행한 후 NHTSA 권한 하에 결정한 첫번째 보상이다.

현대차 품질전략팀에서 일하던 김씨는 2016년 8월 미국 교통부(DOT)에 현대차·기아가 세타2 엔진 결함을 알고도 숨겼음을 증명할 내부 자료를 전달했다. 이를 통해 NHTSA가 조사를 벌였고 현대차·기아 자동차 수백만대가 리콜됐다. 지난해 11월 현대차·기아 미국법인은 늑장 리콜에 대해 총 2억1000만 달러(약 2465억원)의 민사 위약금을 내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 김씨는 2016년 한국에서도 경향신문·MBC 등 언론과 국토교통부에 같은 문제를 알렸다.

NHTSA는 이 중 보상 산정의 모수가 되는 벌금 8100만 달러의 30%에 해당하는 2430만 달러를 보상액으로 결정했다. 미국은 공익제보자의 기여도에 따라 정부 수익의 10~30%를 보상으로 제공하는데, 김씨는 기여도가 높아 최고 비율의 보상을 받게 된 것이다.

스티븐 클리프 NHTSA 부국장은 김씨의 수상에 대해 “공익제보자들은 숨겨져 있는 심각한 안전 문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 정보는 공공 안전에 매우 중요하며 우리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보상 결정 후 통화에서 “너무 오래 기다려서 좀 힘들었지만 늦게나마 내 기여를 30% 비율로 인정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씨는 미국 정부에서 받은 보상금으로 자신의 활동을 알리고 국내 공익제보 환경을 개선하려 한다. 김씨는 지난달 26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한국의 공익신고자보호 제도에 대해 “공익신고자 ‘보호’라는 미명 하에 그냥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보상금을 받으면)호루라기재단과 함께 할 공익제보전략연구소를 만들어 공익제보자를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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