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씽씽 달리는데···“3만5000명 일자리 감소 불가피”

글·사진 고영득 기자
18일 국제그린카전시회가 개막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 제네시스 GV60, 현대차 아이오닉 5 등 올해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들이 전시돼 있다. 국내외 93개 업체가 참가하는 이번 행사는 20일까지 열린다.

18일 국제그린카전시회가 개막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 제네시스 GV60, 현대차 아이오닉 5 등 올해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들이 전시돼 있다. 국내외 93개 업체가 참가하는 이번 행사는 20일까지 열린다.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2년 전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조립공장의 문을 닫으며 3300명을 해고했다. 현재 GM은 해당 공장 뒤쪽에 축구장 30개 크기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블룸버그는 GM의 사례를 들어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이 훨씬 적어 업계 노동자 13만5000명의 생계가 위태롭다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친환경차 보급 확산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가 ‘탄소중립,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안전환경본부장은 “2030년 전기차 비중이 33%를 차지하면 10%의 기업이 사라지고 3만5000여명의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내연기관차 생산에 투입되던 작업량이 줄어들면서 “노동자는 20~30%, 부품 수는 3분의 1 정도 감소하기 때문에 고용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동력계 부품업체 중 68.2%는 미래차 전환에 따른 매출 축소를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민우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과장은 “탄소중립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이나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친환경차 수요·공급을 혁신해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을 가속화하고, 미래차 부품 기업 1000개를 육성하는 등 미래차 중심의 산업 생태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기존 ‘2018년 대비 26.3% 감축’에서 40%로 높였다. 이를 따른다면 2030년 친환경차 누적 보급 대수는 450만대 이상으로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역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자동차산업협회는 국내 업계의 2030년 친환경차 누적 생산 대수가 300만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내 자동차 업계는 정부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수입 전기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친환경차 보급 속도를 완화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2026년부터 완성차 산업에서 고용 감소가 본격화되고 르노삼성과 한국지엠, 쌍용차에서 문제가 더 심각할 것”이라며 “금융, 연구·개발(R&D), 직무 전환 교육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미래모빌리티연구소장은 “탄소중립을 위해 자동차 업체들은 차세대 배터리 조기 개발 및 상용화에 투자를 확대해 수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는 미래차 지원을 위한 중장기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충전기 확충 등 소비자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은 이날부터 20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1 국제그린카전시회’의 식전 행사로 마련됐다.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친환경차의 트랜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는 광주시가 주최하며 올해로 13회째를 맞았다. 국내외 93개 업체가 참가해 170여개의 부스를 운영하며 ‘2021년을 빛낸 그린카’ 특별관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메르세데스 벤츠 신형 EQA 등 올해 출시된 전기차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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