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USTR 대표, 한국 기업에 ‘노동자 인권’ 강조

고영득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오른쪽)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제임스 김 암참 회장(왼쪽)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오른쪽)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제임스 김 암참 회장(왼쪽)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한국을 방문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동자 인권’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타이 대표는 지난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주한미국대사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공동 주관한 리셉션에 참석했다. 행사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제임스 김 암참 회장, 삼성전자·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SK온 등 국내 대기업 임원들이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타이 대표는 “미국이 무역 정책을 펼 때 앞으로 일자리와 노동자 이해를 많이 신경 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재계에서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확대하고, 노동자 인권이 덜 강조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바이 아메리칸(미국 제품 구매)’ 전략을 추진하며 외국 기업들에 미국 내 투자를 강조해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미국 현지 생산을 비롯해 수소차,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에 74억달러(약 8조1417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날 노동 중심의 무역 정책을 표방한 타이 대표는 노조 설립을 포함해 광범위한 노동자 권리 강화를 주문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 정부는 노조가 있는 자동차 공장에서 만든 전기차에만 추가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기아와 도요타, 폭스바겐 등 대다수 외국계 완성차 기업은 현지에서 노조 없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USTR는 지난해 발효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노동 신속대응 메커니즘’을 통해 멕시코 GM 공장 노동자들이 자유로운 결사와 단체교섭 권리를 침해당했는지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멕시코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USTR 대표가 한국 기업인들에게 노동자 인권을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타이 대표는 지난 19일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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