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유럽 자동차 관문에 전용 터미널 확보

독일 브레머하펜항에 정박 중인 현대글로비스 크라운호. 현대글로비스 제공

현대글로비스가 유럽에서 자동차 물동량이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히는 독일 브레머하펜항에 단독 사용이 가능한 선적 공간을 확보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 항구의 터미널 운영사인 독일 BLG로지스틱스그룹과 전용 공간 운영을 위한 합자회사 설립계약을 맺었다고 15일 밝혔다. 계약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브레머하펜항에 3개의 선석(선박을 계류시키는 시설)과 10만㎡ 규모의 야적장 등 전용 인프라를 구축한다.

독일 북부 브레멘주에 위치한 브레머하펜항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00만대의 자동차가 수출입된 항만이다. 벤츠, 폭스바겐, BMW 등 독일 대표 브랜드를 포함한 유럽발 완성차 대부분의 선적이 이뤄지는 곳으로 자동차 해상물류의 심장으로도 불린다. 이곳에서 현대글로비스는 차량 5000대가량을 야적할 수 있게 됐다.

현대글로비스는 곳곳에 전용 선적 공간을 구축하면서 현대차·기아가 아닌 비계열 완성차 브랜드 영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8년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를 건설한 데 이어 이듬해엔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항구 내 야적장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축구장 143개 면적인 100만㎡에 이르는 자동차 부지를 전용하고 있다. 이번 브레머하펜항 전용 공간 마련으로 지난해 폭스바겐과 체결한 5년 장기 해상운송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현대글로비스는 한국과 미국, 유럽 물류체계를 활용해 비계열 매출 증가폭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해운사업에 뛰어든 2010년 12%였던 현대글로비스의 비계열 매출 비중은 매년 빠르게 늘어 2016년 40%, 2019년 52%로 불었고 올 3분기 60%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로 선박 운영 효율을 높이고, 공격적인 영업으로 비계열 매출 비중을 확대해 자동차 운반선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