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 실타래 풀어준 중국…‘조건부 승인’ 논란읽음

조미덥 기자

중국 내 경쟁사 시장 진입 협조 요구…특정기업에 납품 조건 ‘이례적’

SK 측 “기술 이전 아닌 중국 업체에 안정적 제품 공급 요청이라 수용”

중국 정부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승인하면서 ‘다른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도우라’는 조건을 단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SK하이닉스는 기술 이전이 아니라 제품을 공급하란 요구이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지난 22일 SK하이닉스의 인수를 승인하면서 6개 조건을 내걸었다. 이 중 ‘SK하이닉스가 제3자 경쟁업체 한 곳이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도와 중국 국내시장의 경쟁을 활성화시킬 것을 약속한다’는 5번째 조항이 논란이 됐다. ‘제3자’가 SSD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국 업체 중 한 곳이라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지원을 요구한 업체는 중국의 대표적 낸드 업체인 YMTC보다 작은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SSD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한 고성능 저장장치로, 최근 데이터 사용이 급속히 늘면서 기업 데이터센터와 서버에 들어갈 SSD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SSD 제조사 중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낸드플래시와 SSD를 모두 만드는 업체도 있고 낸드플래시를 제공받아 SSD를 만드는 회사도 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중국이 요구한 내용은 ‘SK하이닉스가 인텔로부터 인수한 중국 다롄 공장에서 생산한 양질의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이 업체에 안정적으로 제공해달라’는 것이다.

중국의 요구사항은 한국이나 미국의 관점에서 볼 땐 상식적이지 않다. 통상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경쟁당국이 기업결합을 심사할 때 자국 시장에 대한 공급을 불리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지만, 특정 기업에 제품을 제공하라고 요구하진 않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술 이전을 해달라는 요구도 아니고, 중국에서 만든 낸드플래시를 중국 업체에 안정적으로 공급해달라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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