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종료, LG는 유지···LCD 사업 방향 다른 이유?

이재덕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지난 1월 세계 최대 정보통신(IT)·가전 전시회인 CES2022에서 공개한 홈 스크린 ‘투명 쉘프(Shelf)’.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가 지난 1월 세계 최대 정보통신(IT)·가전 전시회인 CES2022에서 공개한 홈 스크린 ‘투명 쉘프(Shelf)’. LG디스플레이 제공.

한때 반도체·휴대전화와 함께 ‘3대 수출 효자상품’으로 꼽혔던 액정표시장치(LCD)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만들어내는 저가형 LCD 공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6월 중 LCD 사업을 접기로 했고 LG디스플레이도 TV용 LCD 생산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1995년 TV용 LCD 양산을 시작으로 한국을 ‘디스플레이 최강국’으로 만들었던 두 업체가 나란히 LCD 사업에서 발을 빼는 모양새다. 다만 두 업체의 전략은 조금 다르다. LCD 사업 철수를 결정한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G디스플레이는 LCD 생산 라인을 상당기간 유지하기로 했다. 두 기업은 왜 다른 선택을 했을까.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6월 중으로 TV용 대형 LCD를 생산하는 충남 아산공장의 ‘L8-2’ 라인의 가동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 아산공장은 LCD 생산라인(L1~L8)을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중단해왔다. 이중 일부는 삼성전기와 삼성전자에 임대했고 나머지 라인은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라인과 모바일용 6세대 OLED 라인으로 전환됐다. L8-2 라인 역시 부가가치가 높은 OLED 계열의 제품을 생산하는 라인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라인 가동 완전 중단 조치로, 앞으로 삼성전자의 보급형 TV에는 모두 중국 업체 등이 생산한 LCD 패널이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OLED 제품의 비중이 높은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LG디스플레이는 LCD와 OLED 비중이 고른 편이다. 지난해 매출에서도 LCD 부문이 56.6%, OLED 부문이 43.4%를 차지했다. LCD 제품 중에서 LG디스플레이가 주력하는 건 노트북·태블릿PC·모니터 등에 사용되는 정보기술(IT)용 LCD 패널이다. 작은 화면에 고주사율·고해상도를 유지해야 하고 터치스크린 기능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중국산 저가 LCD의 추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된 LCD 사업은 경쟁 우위가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며 “하이엔드 고부가 IT와 같이 지속적으로 차별적 우위를 점하는 부문은 더욱 강화하고, LCD TV 사업은 경쟁력을 보유한 제품 외에는 단기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2007년 CES 2007 행사에 전시한 LCD TV. LG전자 제공.

LG전자가 2007년 CES 2007 행사에 전시한 LCD TV. LG전자 제공.

전 세계 LCD 점유율 1위 업체는 중국의 BOE이다. 중국 기업들은 한국 인재들을 영입해 기술을 축적하고 정부 보조금을 받아 투자를 확대해 나갔다. 브라운관을 생산하던 BOE가 LCD를 본격 생산하기 시작한 것도 2002년 현대전자에서 분사된 하이디스를 인수하면서부터 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LCD 선두주자가 됐지만 여전히 IT LCD와 OLED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서는 우리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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