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에 ‘파업월급’ 전했습니다

류인하 기자    김지환 기자

조선노조 ‘1만명×1만원 기금’ 목표액 웃돌아

“155명에 180만원씩 총 2억7900만원 지급”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15일 대우조선 서문 앞에서 파업투쟁 해결을 위한 대화와 협상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제공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지난 15일 대우조선 서문 앞에서 파업투쟁 해결을 위한 대화와 협상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제공

파업 40일을 넘긴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15일 반가운 ‘파업 월급’을 받았다.

파업투쟁 지지를 위해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조선노조)가 시작한 ‘10000×10000 기금’ 모금액이 이 급여일(15일) 전날인 14일 자정 당초 목표액을 크게 넘어섰기 때문이다.

조선노조는 16일 “한 달 넘게 파업 중인 하청노동자가 월급날 빈 손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자는 제안에 많은 분들이 동참해줘 목표보다 훨씬 많은 파업연대 기금이 모였다”면서 “7월 15일 파업노동자 155명에게 180만원씩 총 2억79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노조는 조선업계 월급날인 15일에 맞춰 7월 15일 하청노동자 200명에게 50만원씩 파업연대기금을 지급하는 ‘1만명×1만원 기금’ 모금을 제안하고 모금계좌를 열었었다.

조선노조는 “50만원으로 한 달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전국의 노동자 시민이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투쟁을 지지, 연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당초 목표액을 1억원으로 정했지만 이를 훨씬 웃도는 기금이 모임에 따라 파업노동자들에게 돌아간 돈은 5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늘어났다.

앞서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임금 30%인상,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부터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파업투쟁을 벌이는 이유는조선 노동자들을 저임금,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은 지난해 2013년 이후 8년만에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조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저임금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파업 45일째…조선노조 “모금액 목표이상 달성, 연대의 힘 느껴”

거제시가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작성한 ‘조선해양 및 지역경제 주요지표’를 보면, 조선업 불황이 시작된 2015년의 전국 조선소 노동자 규모는 18만7652명이었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임금 삭감·구조조정을 추진한 결과, 올해 2월 기준 조선소 노동자는 9만9315명으로 줄어들었다. 7년 전에 비해 거의 절반가량의 인력 감축이 이뤄진 것이다.

조선업계의 고질적 다단계 하도급 문제도 이들이 파업을 벌이는 이유다. 조선업체들은 인력난이 심해지자 다단계 하도급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조선소의 생산직 노동시장은 원청 정규직, 하청업체가 직접고용한 본공(1차 하청노동자), 1차 하청업체에서 재하도급을 받아 일하는 물량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본공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물량팀, 알바천국 등에서 인력을 모아 조선소에 공급하는 아웃소싱 업체들이 늘어난 것이다. 고용의 질은 당연히 악화될 수밖에 없다.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노조는 “이번 파업은 다단계 하도급이 판치는 무법천지 조선소에서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하청노동자가 벌이는 첫 파업투쟁”이라며 “파업을 파괴하기 위한 원청의 온갖 흑색선전과 원청 관리자의 폭력에 맞서 6월 22일부터는 1도크 원유 운반선에서 하청노동자 7명이 끝장 농성에 들어갔다. 6명은 15미터 높이 난간에서 농성하고 있고, 1명은 스스로 철판을 용접해 쇠창살을 만들어 투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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