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그’를 바라보는 이유읽음

이재덕 기자

인텔, 신형 서버용 CPU 출시 예정

CEO 팻 겔싱어, PC용 신형만 공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지속적 침체

서버 시장은 성장세…돌파구 부상

양산 이후 메모리 판매 반등 기대

인텔CEO 팻 겔싱어

인텔CEO 팻 겔싱어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혹한기’에 들어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 양산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로운 서버용 CPU가 나오면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고부가가치 메모리 판매량도 증가하는 등 실적 부진을 탈출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해 하반기 예정된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의 양산을 수차례 연기했다. 최근 인텔의 연례 개발자 행사인 ‘인텔 이노베이션’에서 사파이어 래피즈가 공개될 가능성도 거론됐다. 그러나 정작 행사 첫날인 지난 27일(현지시간)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들고 나온 건 사파이어 래피즈가 아닌 PC용 CPU 신제품뿐이었다.

지난 1분기 기준 서버용 CPU 시장의 88.4%를 장악한 인텔의 발표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업체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예전에는 PC용 CPU가 출시되거나, 새 스마트폰이 나오면 메모리 반도체에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기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으로 PC·스마트폰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애플이 중국 시장 수요 둔화로 아이폰14의 증산 계획을 취소했다는 블룸버그의 보도도 있었다.

실제 수요 침체로 메모리 재고가 늘면서 3분기와 4분기 메모리 가격도 좋지 않다. 시장조사기관인 트렌드포스는 낸드플래시 평균 가격이 3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3~18% 하락하고 4분기에는 15~20%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D램은 3분기에 10~15%, 4분기에는 13~18%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데이터센터 등에 들어가는 서버는 경기침체 우려에도 성장세가 뚜렷하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클라우드 등의 기업 수요가 늘면서 서버 시장도 덩치를 키우고 있다. 특히 인텔의 사파이어 래피즈는 현재 서버용 CPU 중 유일하게 고부가가치 D램인 ‘DDR5’를 지원하는 프로세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출시한 DDR5 제품은 기존 DDR4 대비 속도가 2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모량은 10% 이상 낮으며, 가격은 50% 정도 비싸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이길 원하는 데이터센터들에 사파이어 래피즈와 DDR5 조합은 매력적인 선택”이라며 “사파이어 래피즈가 본격 양산을 시작하면 DDR5 판매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인텔 이노베이션에서조차 사파이어 래피즈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양산 시점이 내년으로 연기됐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AMD는 오는 4분기에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CPU ‘제노아’를 내놓을 예정이다. 후발주자가 서버용 CPU 시장 선점을 위해 먼저 신제품을 내놓는 셈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나 AMD가 서버용 CPU를 서둘러 내놓을수록 DDR5 등 메모리 제품 판매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은 현 상황에서 분명 기대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메모리 업황 반등이 내년 하반기에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사파이어 래피즈의 출시로 내년부터는 서버 시장에서 DDR5 채용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클라우드에 기반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회복되며 업황의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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