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0% 급감에 흔들리는 수출…내년 전망도 ‘빨간불’

박상영·김상범 기자

11월 84억5000만달러, 90억선 붕괴

메모리 반도체 전년비 49.7% 급감

“내년 수요 올해보다 15% 더 줄 것”

석유제품·자동차만 두 자릿수 늘어

대중 무역수지 적자 지속도 과제

반도체 30% 급감에 흔들리는 수출…내년 전망도 ‘빨간불’

그동안 수출을 떠받쳤던 반도체 수출액이 30% 가까이 줄어들면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석유화학, 철강, 일반기계 등 수출을 주도한 다른 품목들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수출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29.8%나 줄어들며 84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10월 반도체 수출액(92억3000만달러)이 월 100억달러를 밑돈 데 이어 이달에는 90억달러 선도 무너졌다.

주력 품목 중 하나인 메모리 반도체 수출(38억4000만달러)은 1년 전보다 49.7%나 감소해 시스템 반도체(42억5000만달러) 수출을 밑돌았다. 이는 D램·낸드플래시 등의 제품 가격 하락세가 지속된 영향이 크다. 실제 수요 둔화와 재고 누적으로 올해 초 개당 3.41달러였던 D램 고정가는 지난달 2.21달러까지 떨어졌다. 산업부는 “반도체 수출 감소는 정보기술(IT) 수요 약세와 재고 누적 등 복합적인 영향에 따른 것”이라며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 축소 계획과 공급량 조절 등에 따라 내년 하반기 이후 차츰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요 경제전망기관들은 내년 전망도 어두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2년 수출입 평가 및 2023년 수출입 전망’을 통해 내년 반도체 수출이 올해 대비 15%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도 D램 단가가 20% 하락했고 내년에도 글로벌 IT 수요 둔화로 우리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반도체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도 PC, 모바일 제품의 소비 감소로 내년 반도체 수출이 9.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석유화학과 철강 등도 주춤했다. 합성수지 등 일부 품목의 공급 과잉으로 단가가 하락하고 중국의 지역 봉쇄와 자급률 상승이 겹쳐 석유화학 수출은 지난해보다 26.5% 감소했다. 수요 위축과 주력 품목 단가 하락으로 철강 수출(-10.6%)도 두 자릿수 하락 폭을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18.7%), 디스플레이(-15.6%), 컴퓨터(-50.1%) 등 정보통신기술(ICT) 품목도 경기 둔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력 품목 중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인 것은 석유제품과 자동차뿐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경유 국제가격 상승으로 석유제품 수출액(48억800만달러)은 26.0% 늘었다. 미국의 전기차 성장에 힘입어 자동차 수출(54억달러)이 지난해보다 31.0% 늘어 역대 월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처럼 석유제품과 자동차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수출 감소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중국 무역수지는 5~8월 연속 적자였다가 9월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10월부터 다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반도체(-36.1%) 등 대다수 수출이 줄었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열고 수출품목 다변화와 국가별 맞춤형 수출지원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계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는 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 데다, 정부도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은 재고 관리 등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기업의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연구·개발(R&D) 투자는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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