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어떻게든 아끼려는데 선택권 제한” 질타…“최소한의 안전성 보장 말해놓고 철회하나” 반대도

김기범·김보미·박홍두 기자

육아카페 등서 거센 비판

정부가 ‘국가인증통합마크(KC) 미인증 해외직구 차단’ 대책을 두고 사흘 만에 “유해성이 확인된 제품만 반입을 금지하겠다”며 19일 사실상 철회한 이유는 소비자들의 반발 때문이다. 많은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국내보다 저렴했던 해외직구 물품 소비가 막힐까 우려하며 대책을 비판했다.

정부의 이날 사실상 철회를 두곤 ‘오락가락’ 정책 행보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소비자 안전 보장’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육아카페 회원들이 목소리를 크게 냈다. 국내보다는 해외직구가 싸 옷이나 유아차, 장난감 등 직구를 자주 해온 소비자들이다. 한 회원은 “가뜩이나 고물가 시대에서 어떻게든 아껴보려고 해외직구를 한 건데 물가는 낮춰주지 못할망정 이것까지 막으려 한 정부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소비자들은 “선택권을 제한한다”며 반발했다. 안전성 확보가 의무인 아동용 제품과 같은 ‘상품코드’로 분류되면 다른 제품도 포괄적으로 규정이 적용돼 성인 등 주 소비자층이 구매할 길이 막힌다는 내용의 우려가 많이 나왔다. 엑스(옛 트위터)에는 “(최근 문제가 된) 중국 쇼핑몰만 막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국가의 모든 물품 직구가 막혀 각종 ‘굿즈’를 살 수 없게 된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공유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국내 복잡한 유통산업 구조 탓에 값이 올라간 품목들이 직구 경쟁으로 가격이 조정되는 상황을 정부가 막는다는 의견도 나왔다. 품질에 대한 기대 없이 가격을 우선순위에 둔 ‘가성비 소비’도 많은데 이를 일괄적인 기준에 맞춰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취지의 의견이다.

이날 사실상 차단 대책 철회를 두고도 비판이 이어졌다. 육아카페의 다른 회원은 “비판이 일자 다시 정책을 주워 담는 거냐”며 “뭐가 문제인지 정부가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한 채 정책을 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비판 여론이 뜨거우니 눈속임으로 사실상 철회하는 식으로 발표했지만 결국 6월에 차단 조치를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6월 이후에 차단이 이뤄지면 혼란이 다시 일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날 6월부터 제품 위해성 검사와 여론 수렴을 한 뒤 관련법 개정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KC 인증을 영리기관이 할 수 있게 확대하면서 KC 인증 민영화를 해 돈을 벌려는 것이냐”며 “이 정책 뒤에 누가 있는지 캐봐야 할 것 같다”고 의심했다. 민영화 의혹을 두고 정부는 이날 “KC 인증 기관을 비영리기관에서 영리기관으로 확대하는 것은 인증 서비스 개선 등 기업 애로사항 해소 차원일 뿐 해외직구 대책과 관계없다”고 했다.

기준치의 수십~수천배에 달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되는 해외직구 제품에 대한 최소한의 위해성 검증 절차조차 마련되지 못하는 것에 실망감을 표시하는 이들도 많았다.

영유아 자녀를 둔 한 서울 거주 30대 여성은 “직구를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소비자 안전을 보장하자는 정책이라고 설명해놓고는 일부 소비자들이 반발한다고 해서 손바닥 뒤집듯 철회하는 정부를 앞으로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SNS에는 “KC 인증조차 받지 않고 국내에 반입된 해외직구 제품을 사용하다가 해를 입으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냐”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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