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기준 올해 여름 침수 차량 3582건
추정 손해액은 319억4400만원
올해 장마철 집중 호우가 이어지면서 침수피해 차량이 속출하고 있다. 장마가 시작된 지 20일도 걸리지 않아 3500대 이상의 차량이 침수됐고, 보험 손해액은 319억원을 돌파했다. 장마 종료 시점도 불분명해, 손해보험사들의 올해 손해율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보험사가 연말 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6일부터 24일 오전 9시까지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 12곳에 접수된 차량 피해 건수는 3582건, 추정 손해액은 319억4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8월 집중호우와 태풍 카눈 등으로 신고된 피해 건수 2395건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피해 차량이 늘어난 건 시간당 100㎜가 넘는 극한 호우가 수시로 쏟아지는 이례적인 기상 환경 때문이다.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에 따르면 하루 중 1시간 강수량 최대치가 100㎜가 넘은 사례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8번 발생했다. 2022년에도 100㎜ 이상의 강수가 13차례 발생했지만, 당시는 태풍 힌남노 등 영향이었다. 장마에만 한정해서 보면 올해 폭우는 상당히 이례적인 셈이다.
시간당 100㎜ 수준의 호우가 발생하면 대부분의 시설물이 물에 잠기고 차량도 물에 뜰 수 있어 그만큼 차량 및 인명 피해가 높아진다.
업계에선 올 상반기 차량 이동 자체가 전년 대비 늘어난 것도 피해 건수에 반영됐을 수 있다고 본다. 한국도로공사 통계를 보면, 올 1~6월 전 차종 교통량은 15억5539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억2800만대)에 비해 3000만대가량 늘었다.
이례적 폭우에 장마 종료 시점도 불분명해지면서 손보사들은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손해율은 보험료 중에서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의미한다. 통상 업계에선 적정손해율(손익분기점)을 80~82%로 보는데 올 상반기에는 이례적 기상 현상으로 이미 80%대를 웃도는 보험사들이 생겼다.
한화손해보험(81.9%), 롯데손해보험(81.2%), 메리츠화재(80.0%) 등이다. 자동차보험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사의 평균 누적 손해율도 79.5%로 임계점에 거의 다다랐다. 업계에선 올 연말까지 손해율은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통상 7·8월 침수 피해, 9·10월 행락객 증가로 인한 사고, 11·12월 동파 사고나 폭설 영향 등으로 여름부터 연말까지 우상향하는 추세다.
업계에선 보험사들이 올 연말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할 여지가 크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이동이 줄면서 자동차보험은 2021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냈고 그때는 보험료를 인하했다”며 “올해는 적자로 돌아선 만큼 보험료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