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전체 누적 생산량 1억대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1967년 12월 회사 창립 이후 57년 만이자 1976년 수출을 개시한 지 48년 만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누적 생산 대수 1억대를 넘긴 곳은 도요타, 폭스바겐, GM, 포드, 닛산, 혼다 등 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일본 도요타가 창립 63년만, 독일 폭스바겐이 69년, 미국 포드가 74년 만에 1억대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현대차는 올해 9월 누적 생산 차량이 1억대를 넘어섰다고 30일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울산공장 출고센터에서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사장,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 등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차량 생산 1억대 달성 기념행사를 열었다.
1억1번째 생산 차량인 ‘아이오닉5’이 출차 세리머니를 마치고 생애 첫차로 아이오닉5를 선택한 20대 고객에게 인도됐다.
고 정주영 선대회장이 1967년 설립한 현대차는 1년 만인 1968년 11월 울산 조립공장에서 1호 차량으로 포드의 2세대 모델인 ‘코티나’를 만들었다.
1975년 국내 최초 독자 모델 ‘포니’를 양산해 자동차의 대중화를 마련한 현대차는 이에 힘입어 1986년 누적 100만대 생산을 돌파했다. 포니는 1976년 한국 승용차 최초로 에콰도르 등 해외에 수출한 차종이다. 1986년에는 국내 첫 전륜구동 승용차 ‘포니 엑셀’을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에 수출했다.
현대차는 이후 1996년 생산 1000만대를 달성한 데 이어 튀르키예(1997년), 인도(1998년), 미국 앨라배마(2005년), 체코(2009년), 브라질(2012년) 등 해외 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본격화하며 2013년 누적 생산 5000만대를 넘어섰다.
2015년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고성능 브랜드 ‘N’ 출시에 이어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5 등 전기차 판매 증가, 인도네시아·인도 등 신흥 시장 공략 등을 앞세워 질주를 이어갔다. 덕분에 기록 달성 주기는 점점 짧아졌다. 2019년 8000만대, 2022년 9000만대 생산 고지를 밟았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초기 계획부터 전 과정을 주도한 제네시스는 출범 7년여 만인 지난해 8월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둔 현대차는 이번 달에 누적 생산 1억대를 기록하면서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1967년부터 올해 8월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아반떼(1537만대)로 집계됐다. 엑센트(1025만대), 쏘나타(948만대), 투싼(936만대), 싼타페(595만대)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비롯해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인도 푸네 공장 등의 생산 시설을 확충해 생산 능력을 계속해서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 미래차는 물론, 로봇 등 신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도 늘릴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1억대 누적 생산의 성과는 창립부터 지금까지 현대차를 선택하고 지지해준 수많은 글로벌 고객이 있었기에 달성할 수 있었다”며 “과감한 도전과 집요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1억대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