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9월호 온라인 게재
신소재 적용 배터리, 실험에서 열 폭주 안 나타나
LG화학이 배터리 화재를 초기에 막는 열 폭주 억제 신소재를 개발했다.
LG화학은 이종구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기반기술연구소 연구팀이 ‘온도 반응성 안전성 강화 기능층’(열 폭주 억제 소재)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열 폭주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배터리 내부의 양극과 음극이 의도치 않게 직접 접촉하고 이에 따른 발열로 배터리 온도가 수초 만에 1000도 가까이 오르며 화재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열 폭주 억제 소재는 온도에 따라 전기 저항이 변하는 복합 물질로, 온도가 오르는 초기 단계에서 전기 흐름을 차단하는 ‘퓨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열 폭주 억제 소재를 머리카락 100분의 1 수준인 1㎛(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얇은 층 형태로 만들었다. 배터리 양극층과 집전체(전자의 통로 역할을 하는 알루미늄 포일) 사이에 넣기 위해서다. 배터리에 이상이 발생해 온도가 90~130도 수준으로 오르면 결합 구조가 바뀌며 전류의 흐름을 억제하게 된다.
실제 실험에서도 열 폭주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모바일용 리튬·코발트·산화물(LCO) 배터리에 못으로 구멍을 뚫는 관통 실험에서 열 폭주 억제 소재를 적용한 배터리는 단 1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다. 전기차용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약 10㎏의 무게추를 떨어뜨리는 충격 실험에서는 일반 배터리의 경우 모두 화재가 발생했다. 반면 열 폭주 억제 소재를 적용한 배터리는 30%가량 불꽃이 발생했지만 수초 내로 꺼졌고, 나머지 70%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LG화학은 모바일용 배터리에 열 폭주 억제 소재 안전성 검증 테스트를 마치고, 내년까지 대용량 전기차용 배터리에도 안전성 테스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LG화학은 “기존에도 배터리 셀 내부에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소재를 넣는 방식이 있었지만, 반응 속도가 느리거나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신소재 설계에 대한 기술력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기존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빠르게 양산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상위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9월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이민아 포항공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소재 해석을 진행했고, 안전성 검증은 LG에너지솔루션이 함께 참여했다고 LG화학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