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가격지수, 10년3개월 만에 최고…내년 국내 식품값 오를 듯읽음

안광호 기자

10월 3% 올라 133…곡물 자급률 20% 그치는 한국, 밥상물가 인상 압박

밀과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생산량은 줄고 수요는 늘면서 세계식량지수가 10여년 만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국제 곡물가격은 통상 3~6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되는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빵이나 라면 등 국내 식품과 사료 등의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연쇄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5일 발표한 올 10월 세계식량가격지수를 보면, 지난달 지수는 전월보다 3.0% 상승한 133.2(2014~2016년 평균=100)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7월(133.2) 이후 10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FAO는 1996년 이후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5개 품목군(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품목 중에선 밀·옥수수 등 곡물 지수와 팜유·유채씨유 등 유지류 지수의 상승률이 컸다. 곡물가격 지수는 137.1로 전월보다 3.2% 올랐다. 유지류는 184.8로 전월보다 9.6% 상승했다. 밀은 캐나다, 러시아,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수확량이 줄고, 옥수수는 에너지 시장(에탄올 등)의 수요가 늘면서 각각 가격이 상승했다. 팜유는 주요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에서 이주노동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올랐고, 유채씨유는 세계 공급량 감소로 가격이 상승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데 반해 생산량은 줄어들고,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공급망 차질로 운송비까지 오르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국내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을 부추길 공산이 크다. 원재료값이 오르면 빵이나 라면, 우유 등 국내 식품가격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사료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축산농가의 생산비용 부담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한국은 먹거리 의존도가 높아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45.8%, 사료를 포함한 곡물 자급률은 20.2%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주요 곡물의 국내 통관 절차 간소화, 할당관세 적용, 업계 정책자금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 민간기업 2곳을 해외곡물 전담 취급업체로 선정·지원하는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주요 곡물의 자급 기반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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