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나칩 中 인수 무산…미·중 갈등에 SK하이닉스 ‘인텔 인수’ 더 늦춰질까 우려읽음

조미덥 기자
와이즈로드캐피털의 합병 계약이 종료됐음을 알리는 매그나칩의 공지. 매그나칩 홈페이지 캡처

와이즈로드캐피털의 합병 계약이 종료됐음을 알리는 매그나칩의 공지. 매그나칩 홈페이지 캡처

미국 정부의 제동으로 중국계 사모펀드의 매그나칩 인수가 무산되면서 중국 당국의 보복성 조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반도체업계에선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에 대한 중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중견 시스템반도체 업체인 매그나칩은 지난 14일 성명에서 “수개월간 노력했지만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해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로의 합병 계약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매그나칩은 지난 3월 자사 주식 전량을 와이즈로드캐피털에 1조5800억원(약 14억달러)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 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매그나칩은 이 거래에 대해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은 매그나칩의 반도체 기술이 중국에 넘어가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EUV(극자외선) 장비의 중국 반입을 막는 등 중국의 반도체 발전을 사사건건 막아서고 있다.

매그나칩 中 인수 무산…미·중 갈등에 SK하이닉스 ‘인텔 인수’ 더 늦춰질까 우려

반도체업계에선 미·중간의 ‘고래 싸움’에 SK하이닉스가 피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중국 다롄에 있는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약 90억 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에 성공하면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업계 4위에서 2위로 올라선다.

하지만 미국, 유럽연합 등 7곳에서 반독점 심사 승인을 다 받고도 중국에서만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 있는 사업부를 더 키우려는 SK하이닉스를 중국이 반대할 이유는 없어보였기에 인텔이 미국 기업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텔이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팔아 미국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지으려는 계획에 중국이 어깃장을 놓으려 한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은 2018년 미국 퀄컴의 NXP반도체 인수를 무산시킨 적이 있다.

중국이 자국 낸드플래시 사업 육성에 걸림돌이 될지 살피느라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은 메모리 반도체 중 D램에선 한국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지만 낸드플래시는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번 인수가 추격에 방해가 될지 따진다는 것이다. 반도체업계에선 시간이 걸릴 뿐 중국이 결국 합병을 승인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위해 국내 업체 키파운드리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인수 건도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규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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