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치솟는데…쌀값은 ‘나락’

강현석 기자

재고 늘며 45년 만에 최대 하락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4%나 상승했다. 이는 2008년 8월(5.6%) 이후 1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농축수산물의 상승률도 4.2%에 달했다. 감자는 32.1%나 가격이 상승했고, 배추도 24% 올랐다. 돼지고기(20.7%), 닭고기(16.1%)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가격이 껑충 뛰었다.

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유독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품목이 있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이다. 국내 산지 쌀 판매가격은 지난해 수확기 이후 지속해서 떨어져 최근 45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고물가에도 거꾸로 가고 있는 쌀값에는, 1인당 하루 소비량이 스마트폰 정도인 155g에 불과한 쌀의 현실이 녹아 있다.

전남도는 1일 “지난해 수확기(10∼12월)와 비교했을 때 6월 쌀값이 통계를 관리하기 시작한 이후 45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쌀 가격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5월 국내 쌀 산지 평균 가격은 20㎏ 기준 4만6741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5만5861원)과 비교해 16.3% 하락했다고 밝혔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전국 산지 쌀 가격 추이를 보면 지난해 수확기 20㎏ 기준 5만3535원이었던 쌀 가격은 지난 1월 5만778원으로 내려갔고 3월에 4만9747원으로 떨어지는 등 내림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가격이 내려갔지만 산지 유통업체의 쌀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쌀 판매량은 51만4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만7000t(11.6%) 감소했다. 쌀 재고량은 크게 늘었다.

쌀값 하락에는 한국인의 주식이던 쌀의 달라진 위상이 녹아 있다. 국내 쌀 소비량은 30년 만에 거의 반으로 줄었다. 통계청이 조사한 1인당 연간 양곡 소비량을 보면 1990년 한국인은 1인당 연간 119.6㎏의 쌀을 먹었다. 2001년 88.9㎏, 2006년 78.8㎏, 2012년 69.8㎏으로 감소한 쌀 소비량은 2019년(59.2㎏)부터 1인당 연간 소비량이 50㎏대로 내려왔고 2021년 56.9㎏을 기록했다. 1인당 1일 쌀 소비량 역시 통계를 다시 작성하기 시작한 1997년 280g에서 지난해 155.8g으로 줄었다.

전남도는 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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