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속 '가이드 없는 단체여행'도 OK...일본여행 문의 급증세

김은성 기자
가이드 없는 패키지 여행으로도 일본을 관광할 수 있게 된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에 일본 항공편 승객을 위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가이드 없는 패키지 여행으로도 일본을 관광할 수 있게 된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에 일본 항공편 승객을 위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일본이 최근 외국인 관광객 입국 조건을 완화하면서 여행업계와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입국 전·후로 코로나19 진단검사가 면제되는 가운데 부분적인 자유여행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관광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엔화 가치 하락에 관광객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일본 관광청은 지난 7일 가이드 없는 패키지 여행을 허가했다. 다만 개인 자유여행은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 방문 전 관광 목적의 비자도 받아야 한다. 하루 입국 허용 인원 상한도 2만명에서 5만명으로 늘렸다.

여행객은 여행사 등을 통해 항공권과 숙박 예약을 해야 하지만, 여행 동선과 일정에는 제한이 없어 사실상 자유여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여행업계의 설명이다. 여행사는 가이드 없이도 패키지 여행 형식으로 관광객을 모집할 수 있고, 항공권과 숙박 장소 등을 구해야 한다.

관광객은 단기간이긴 하지만 여행과 식사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완료한 사람은 코로나19 검사 음성 증명서 제출이 면제된다. 다만 일본 여행 중 여행사로부터 전화 등을 통해 건강 상태 확인 연락을 받으면 바로 답해야 한다.

올해 6월 일본은 입국자 상한선을 2만명으로 늘리며 국경을 개방했으나 외국인 여행객이 별로 늘지 않았다. 자유여행과 가이드 없는 단체여행을 금지하고, 코로나19 방역 조치 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입국 규제 완화는 일본 정부의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 입국 전 코로나 검사를 폐지한 가운데 일본의 규제 완화로 여행업계는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접근성이 뛰어나고 비용부담이 덜한 데다, 다른 외국에 비해 치안 상황이 안정돼 있어서다. 특히 엔화 가치가 24년 만에 가장 큰 약세를 보이는 것이 호재가 됐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데 반해 원·엔 환율 또한 약세여서 결국 원·엔 환율은 100엔당 960원선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9월 고점(1080원) 대비 100원 넘게 하락해 여행하기에 유리한 조건이다.

소비자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8월29일부터 9월4일까지 1주일간 일평균 일본 여행 예약 건수가 직전 2주에 비해 413.9% 폭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여행 예약에서 일본 예약이 차지하는 비중도 8.3%에서 26.1%로 뛰었다. 하나투어는 “양국 간 코로나 격리 이슈가 사라지고 부분적인 자유여행이 가능해진다는 소식에 일본 예약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관건은 코로나19 이전처럼 항공권만 끊으면 여행할 수 있도록 일본이 무비자 입국 정책을 언제 도입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 8월부터 일본·마카오·대만에 대해 한시적으로 무비자 입국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엔저 현상 속 양국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할인 행사에 나서면서 숙박·항공권 등이 코로나 이전보다 더 저렴하다”며 “무비자 입국이 풀리면 일본여행 시장은 가장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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