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긴 이르다···개화기 무사히 넘긴 사과 농가, ‘잦은 비’ 전망에 위기감 고조

안광호 기자
지난 5일 서울의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사과를 보고 있다. 한수빈 기자

지난 5일 서울의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사과를 보고 있다. 한수빈 기자

올해 예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과 농가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여름철 잦은 비는 생육 저하와 각종 병해충을 발생시키는데, 이로 인해 올해 사과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내년에도 ‘금사과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에 대비해 예찰과 적기 방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해 수확기 사과 생산량은 약 50만톤(t)으로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봄철 개화·만개기에 냉해(서리) 피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향후 급격한 이상기온만 없다면 예년 수준만큼 사과가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수는 여름철 장마와 집중호우, 태풍 등 잦은 비와 이로 인한 병해충 발생이다. 사과나무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병해충에 더 쉽게 감염된다. 사과 생산량이 전년 대비 30% 가량 감소한 지난해는 전국 평균 장마철 강수량이 역대 3위(660.2㎜)를 기록했다. 탄저병 등 병해충도 기승을 부렸다. 이 때문에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올 3월 중순 사과 도매가격(10kg)이 사상 처음으로 9만원대로 올라서는 등 1년 만에 2배 넘게 뛰었다.

올해 강수량도 많을 것으로 예보되고 있다. 기상청이 지난달 발표한 ‘3개월 전망’을 보면, 올해 6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고, 5월과 7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공급량 감소로 이달 사과 도매가격(10㎏)도 1년 전보다 71.1% 높은 수준(7만7672원)일 것으로 예측했다.

권혁정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정책실장은 “사과 생육에 가장 위협적인 기상 변수가 봄철 냉해와 여름철 잦은 비”라며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탄저병이나 갈색무늬병, 점무늬낙엽병 등과 같은 병해충 발생이 늘어나는데, 6월과 7월에 일주일씩 비가 내릴 땐 방제 작업을 못하기 때문에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과나무에 발생하는 병해충은 약 35종으로, 직접적 피해를 주는 것은 약 20여종이다. 대표적인 병해충으로는 6~7월 장마철 즈음 발생하는 사과 갈색무늬병이 있다. 배수가 좋지 않고 밀식된 과원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잎이 노란색으로 변하면서 가을이 되기 전 조기낙엽해 생육에 차질을 준다. 주로 빗물을 타고 번지는 탄저병은 1970년대 말까지 7~8월 국내 사과병해 중 가장 피해가 심했던 병이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주로 확산하며, 과일 표면에 탄저 반점이 생겨 상품성이 떨어진다. 마치 불에 타 화상을 입은 듯한 증세를 보이다 고사하는 병인 화상병도 농가에 거의 매년 피해를 주고 있다.

농진청은 여름철 비가 내린 후 확산하는 병해충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물에 잠긴 과수원에서는 고인 빗물을 빨리 빼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종택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센터 연구사는 “농가에서는 철저한 사전 방제와 함께 농장 단위로 맞춤형 기상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기상 정보 알림서비스(농업 기상·재해 조기경보) 등을 통해 기상재해와 병해충 발생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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