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 폐업은 ‘예고된 비극’···열풍은 이미 8개월 전에 꺾였다

김지혜 기자
출처 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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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출하는 탕후루 폐업은 예고된 비극이었다. 탕후루 매출은 유행이 본격화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9월 고점을 찍고 이후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대만 카스테라, 흑당 버블티 등 잠깐 뜨고 사라지는 ‘반짝 업종’ 잔혹사의 반복은 결국 자영업자의 높은 폐업률로 이어지는 등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돼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BC카드 가맹점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국 탕후루 매출은 지난해 4월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해 그해 9월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사이 매출액은 5.3배, 고객 수도 5.2배 뛰었다.

그러나 10월부터는 매출액과 고객 수 모두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달까지 내림세를 지속했다. 매출액이 가장 많이 떨어진 달은 지난해 11월과 올 4월로 각각 전달보다 28%, 27% 감소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탕후루 인기가 회복될 것이란 일각의 기대와 달리 매출 반등은 없었다.

탕후루 폐업은 ‘예고된 비극’···열풍은 이미 8개월 전에 꺾였다

탕후루 매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유행 초기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국 탕후루 매장 수는 총 1795개(지난 27일 기준)로 이 중 75%(1357개)는 지난해 개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개업한 탕후루 매장이 전년 대비 13배에 달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반면 BC카드 매출 분석 결과 지난달 매출액은 1년 전의 1.5배 수준에 불과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탕후루 매출과 달리 디저트(커피 및 패스트푸드) 가맹점 매출은 큰 변동 없이 유지됐다. 지난해 4월 이후 디저트 매출액의 증감폭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10.8%가 유일했다.

최근 속출하는 탕후루 매장의 폐업은 8개월 전 이미 예고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위 ‘고점’을 지난 이후에도 신규 매장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경쟁만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72개 그쳤던 탕후루 폐업 매장은 올들어 136건에 달한다. 올해 개업 매장은 73개인데 이중 21개가 이미 폐업했다.

전문가들은 앞서 대만 카스테라, 흑당버블티 등처럼 반짝 유행하고 사라지는 자영업 업종의 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경고했다. 자영업 시장을 분석한 책 <골목의 전쟁>을 쓴 김영준 작가는 “탕후루 뿐만 아니라 앞서 짧게 유행한 다른 업종들의 인기도 1년이 채 못 갔다”면서 “이들 업종의 특징은 커피나 마라탕처럼 다른 음식이나 아이템을 겸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탕후루 매출이 꺾인 지난해 9월은 국회 국정감사에 탕후루 프랜차이즈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당류 과다 섭취 문제를 지적받은 때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대만 카스테라 몰락에도 위생 문제를 다룬 방송 프로그램이 영향을 줬다는 의견이 있는데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포화 상태에 이른 사업 아이템이 빠르게 소멸하는 일은 2000년대 이후 반복돼 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가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는 구조적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노후 준비가 미처 되지 못한 상태로 정년보다 이르게 퇴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빠르고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유행 업종 인기가 계속 되는 것”이라며 “이같은 창폐업의 반복은 결국 사회적 비용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어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개인사업자의 폐업률은 9.5%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상승했고, 폐업자 수는 91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11만1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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